2009_06_17 페루_쿠스코 : 두 가지 숙제
오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두 가지를 해야 한다.
하나는 볼리비아 비자 받기이고 또 하나는 마추픽추 행 기차표를 예매하는 것이다.
위 두가지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숙제'라 불리운다.
탐탁치 않은 점이 많지만 안 할 수 없기에 그렇게 불리워 지는 것이다.
볼리비아 비자는 육로로 들어가는 여행자들에게는
푸노라고 하는 티티카카 호수 주변에 있으면서 볼리비아 국경에 가까운 도시에서 많이들 받게 된다.
하지만 여러가지 애로 사항들이 있어 온 모양이다.
직접 겪어보지 못해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푸노에서 볼리비아 비자 받기에 대해 많은 블로거들이나 카페회원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그리 쉽게만은 되지 않았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볼리비아를 꼭 가야겠다는 사람에게는
쉽지 않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비자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마추픽추는
정말로 많은 여행자들이 숙제라는 말에 동감한다.
마치 페루 여행의 상징이 되어 버린 마추픽추.
세계 여행자들이 꿈꾼는 여행지로서, 잉카문명의 환상과 신비를 가득 지니고 있는 곳이다.
그러니 페루에 왔다면, 쿠스코 까지 왔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꼭 가봐야 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 마추픽추는 그런 여행자의 수요 때문인지
돈 먹는 하마이다.
마추픽추 입장료는 124솔, 달러로 40 여불이니 우리돈으로는 5만원 쯤 된다.
그리고 마추픽추의 관문인 아구아스깔리엔떼스에서 마추픽추까지 운행하는 버스가 왕복 14불이다.
게다가 유일한 교통편인 기차의 가장 싼 왕복 요금이 쿠스코 출발은 90불, 오이얀따이땀보 출발은 62불 이다.
( 마추픽추 가까운 마을까지는 버스나 다른 교통편이 있지만
아구아스깔리엔떼스 까지는 걸어가든지(?) 기차를 타야만 한다.
물론 잉카트레일이라고 해서 3박4일 동안 버스, 자전거, 도보를 통해 캠핑하면서 가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그만큼의 시간과 체력을 요구한다. 또한 3개월 전에 예약이 마감된다고 한다.)
그래서 여행자들 사이에서
한번 가기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지만
그렇다고 페루 그것도 쿠스코까지 와서 안 들를수도 없고
여러가지 고민을 안겨주는 애물단지로 취급받는다.
맘에 안드는 게 많지만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기에
위 두 가지가 숙제라고 일컬어지게 된 것이다.
먼저, 마추픽추 행 기차가 발차하는 산 페드로 역에 갔다.
점심시간이니 3시에 오란다. 처음부터 맘에 안든다.
주변을 배회하다 3시에 갔다. 거기선 표를 안 파니, 우안차크 역에 가서 사란다. 계속 맘에 안든다.
우안차크역에서, 오이얀따이땀보와 아구아스깔리엔떼스 구간의 왕복 기차표를 예매했다.
결국 130불을 지불했다. 끝까지 맘에 안든다... ㅋㅋ
밖으로 나오는데,
이제 마추픽추를 보러 간다는 기대감과
이렇게 까지해서 꼭 가야만 되는가 하는 회의가 계속 교차했다.
다음은 볼리비아 영사관으로 향했다.
얼마전 푸노를 꼭 가지 않더라도 쿠스코에서 비자를 받을 수 있다는 따끈 따끈한 정보를 입수했다.
신시가지에 위치한 볼리비아 영사관은 마치 주택가에 가정집처럼 생겼다.
초인종을 누르니 영사관으로 보이는 분이 직접 문을 열고 맞아 주신다.
여권사본, 사진1장, 황열병 예방접종 확인서, 남미 아웃하는 비행기 티켓 사본 등등 준비한 것들을 늘어 놓으니
여권과 함께 가지고 가서는 10분만에 돌아와서 여권을 주면서 됐다고 가보란다.
이런 이렇게 허무할 때가...
믿기지가 않아 여권을 뒤적여 보니, 떡하니 볼리비아 비자가 찍혀있다.
볼리비아 도착일의 숙소 예약증을 준비하지 못해 약간 걱정했었는데
소문과는 달리 너무 쉽게 받았다.
세계일주 여행자의 메카인 5불당에 글을 올리려 하니
벌써 누군가 이 정보를 올려 놓았다.
어쨌든간에 두 가지 숙제에 대한 준비를 마쳤는데
하나는 생각보다 쉽게 해결됐고
하나는 생각처럼 좀 찜찜한 뒷맛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채 해결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