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남미

2009_06_21 페루_신성한 계곡 : 마추픽추를 위한 전주곡

에어모세 2009. 6. 25. 11:41

 

오늘 드디어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 나선다.

 

먼저 숙소에 큰 짐은 맡기고 작은 짐을 들고

신성한 계곡(Sacred Valley) 투어에 올랐다.

 

쿠스코를 출발한 버스는 어느 시골 장터에 일행들을 내려 놓았는데

모두들 기념품을 사기에 바빴지만 우리는 주변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신성한 계곡에 접근했는 지 산세가 험해진다.

버스가 한 곳에 정차하여 내려 보니 저 멀리 우루밤바 강이 흐르는 모습이 가히 장관이다.

 

 

저 우루밤바 강을 따라 피삭(Pisaq|), 오이얀따이땀보(Ollantaitambo)를 거쳐 마추픽추(Machupicchu) 까지를

흔히 신성한 계곡이라 부르는데, 마추픽추까지는 버스가 다니지 못하니

보통은 쿠스코를 출발해 피삭을 들러 오얀따이땀보까지 간 후, 다시 친체로(Chinchero)를 거쳐 쿠스코로 돌아 오는 투어를 진행한다.

 

우리는 이 투어에 참가했지만

오얀따이땀보에 내려 그 다음 투어를 포기하고

기차를 타고 오늘밤 아구아스깔리엔떼로 들어갈 예정이다.

 

계곡아래로 구불구불 내려가니 피삭(Pisaq) 이다.

피삭은 유적과 함께 일요일에 열리는 시장으로 유명한데

마침 오늘이 일요일이다.

듣던대로 활기 넘치는 시장이다.

역시나 우리는 조금이라도 짐이 될까봐 사진 않고 구경만 했다. ㅠ.ㅜ

 

  

시장 구경 후에는 피삭 유적지에 올라갔다.

버스에 내려서도 한참을 걸어 가야 했는데

계단식 밭을 돌아 유적지로 향하는 낭떠러지 외길에서 오가는 사람들이 엇갈리니

위험천만이다. 겁많은 아내와 나는 묵묵히 일행을 따라 갈 뿐이다.

어쨌거나 정말 장관이다.

어떻게 이런 산기슭에 이런 마을을 이루고 살았을까? 기가 막힐 뿐이다.

아내 왈. 왜 하필 잉카인들은 이런 높은 산에다 이런 걸 만들어서 우릴 고생시키냐 말이야......

 

 

 

 

엉겁결에 일행을 따라 나섰던 우리는 낭떠러지 길을 2시간 긴장하며 걸었더니 힘들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차 안에서 기다리는건데... ㅋㅋ

 

다시 투어버스는 우루밤바 강을 따라 출발한다.

중간에 점심식사를 한 후,

또 한참을 달려 오얀따이땀보에 도착했다.

역시 유적의 위용이 대단하다.

 

 

유적을 한바퀴 돌아 오니 오후4시가 넘었다.

우리는투어버스와 작별인사를 하고 우리만 오얀따이땀보에 남았다.

기차시간이 저녁8시니, 천천히 동네한바퀴를 돌아보고

중심 아르마스 광장 벤치에서 시골 어느 한적한 동네에서의 어두워지는 느낌을 몸으로 느껴본다.

(페루의 작던 크던 모든 도시나 마을에는 중심에 아르마스 광장이 있다.)

 

시간이 되어 기차역으로 가니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오얀따이땀보를 한적한 시골마을로 생각했는데

많은 장사치들이 외치는 소리와 배낭여행자와 현지인들이 반반 섞여, 기차를 기다리는 모습에서

아주 활기 넘치는 모습이 공존하고 있었다.

 

 

기차는 10시가 조금 아구아스깔리엔떼스에 도착했다.

밤늦게 도착해 내일 아침 일찍 마추픽추를 떠나려는데 은근히 숙소 문제가 걱정되었다.

기차역 경계가 애매모호해서 플랫폼 주변으로 식당이 늘어서 있고

기차에 내리자마자 숙소 호객행위가 시작됐다. 우리로서는 다행이라고 생각됐다.

 

한 아줌마가 계속 따라붙는다.

40 솔을 부른다. 오늘밤이 늦었고, 내일 아침도 안먹고 일찍 나간다고 손짓 발짓 하니

30 솔만 달란다. 숙소에 가보니 그닥 청결치 못하지만 잠깐 눈만 붙이고 나가자는 생각에 그냥 결정했다.

한가지 좋은 건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오는 거다.

페루 다른 지역에선 이 정도로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오진 않았다.

 

아구아스깔리엔떼 라는 마을 이름은 바로 뜨거운 물 즉 온수를 의미한다.

즉 우리나라로 치면, 온수동 혹은 온양 정도 될거다.

당근, 이곳은 온천으로도 유명하다.

유명한 온천이 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불결함에 추천하진 않는다.

 

샤워하고 몸은 깨끗이 씻었지만

다시 써금써금하고 쾌쾌한 침대 속으로 몸을 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