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남미

2009_06_24 페루_쿠스코 : 인티 라이미, 축제의 주인은 누구인가

에어모세 2009. 6. 29. 11:06

 

오늘은 요즘 벌어지고 있는 축제의 절정

인티 라이미, 태양의 축제 이다.

1년에 한번 있는 이 잉카의 제례를 재연한 이 축제를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다.

단순히 봤다라는 표현보다는 이 축제의 현장에 우리가 함께 했다는 의미가 더욱 크다.

 

가지고 있는 책에서 표현하기를

쿠스코는 페루의 어느 도시가 아니라

오늘만은 잉카의 수도 라고 표현하고 있다.

쿠스코와 주변 지역을 뒤덮는 이 축제의 의미를 잘 말해주고 있다.

 

 

아침을 서둘러 먹고 축제의 현장을 보러 나선다.

인티 라이미의 시작은 코리칸차에서 시작된다.

코리칸차는 잉카시대에 태양의 신전이 있던 자리인데

스페인 정복자들이 이 곳의 황금을 싹쓸어 간 후에 신전을 부수고

그 터 위에 산토도밍고 교회를 세웠다.

 

그 아이러니한 역사의 현장인 코리칸차에서 인티 라이미는 시작되었다.

벌써부터 우리보다 더 서둘러 와서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로 발 딛을 틈이 없다.

세상에나 어디서 이런 많은 사람들이 온건지

쿠스코에 이 모든 사람들을 수용할 만한 숙박시설이 있었단 말인가...

 

 

 

잉카의 왕으로 뽑힌 이가

힘차고 진지하게 의식을 이끌어 나가는데 그 권위와 위엄이 느껴진다.

 

 

코리칸차에서의 의식이 끝나자

모든 사람들이 아르마스 광장으로 이동한다.

다음 의식은 아르마스 광장에서 벌어지기 때문이다.

 

우리도 서둘러 간다고 갔는데

벌써 아르마스 광장 주변이 사람들로 꽉 메워졌다.

오늘의 의식은 아르마스 광장 전체가 무대가 되다보니 그 주변은 더 혼잡하다.

 

사람들 틈을 헤집고 다녀도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가 힘들었는데

아내가 기지를 발휘했다.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2층의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모두 오늘만 가격을 올려 장사를 하는데

아내가 아침식사를 주로 하는 식당을 찾은 것이다.

오늘만 가격을 올려받는다 해도 그리 부담되지 않은 가격이다.

 

이 식당 발코니에서 여유롭게 아르마스 광장에서 벌어지는 잉카의 재례의식을 지켜본다.

 

 

 

 

광장 전체를 무대로 쓰다 보니 스케일도 크고 화려하다.

상당히 많은 인원이 준비를 많이 한 듯 하다.

1시간여에 걸친 아르마스광장에서의 의식도 끝났다.

 

각 단계별로 정확하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다음은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삭사이우만에서의 의식이다.

삭사이우만은 쿠스코를 내려다 보고 있는 언덕위 마을인데

걸어서 4-50분을 올라가야 한다.

 

삭사이우만으로의 행렬이 끝이 없다.

우리와 같은 여행자들, 쿠스코 및 원근 지역의 주민들, 출연자들 그리고 대목을 노리는 길 가의 장사치들 까지...

 

힘들게 올라와 보니

이미 엄청난 인파가 자리잡고 있고, 또 그만큼의 인파가 계속해서 몰려 들고 있다.

 

의식이 펼쳐지는 무대는 둘레의 관중석을 만들어 놓았는데

한 좌석당 100 불이다. (이 돈 또한 리마에 또아리 틀고 앉아 있는 소수의 주머니로 들어갈테지...)

이 좌석은 백인 관광객들로 거의 꽉 차있다. 

저 뒤로 그나마 무대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로는 현지인들이 자리잡고 있다.

 

 

나는 100불이나 내고 절대 들어가지 않을 것이고

그렇다고 언덕위의 자리는 더 이상 없을 것이고

길 중간에서 구경하자니 경찰이 통제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그냥 내려가기로 했다.

코리칸차와 아르마스광장에서 본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발 길을 돌렸다.

 

잉카시대부터 현재까지 최고의 축제인 인티라이미는

잉카를 무너뜨린 정복자의 후예들에 의해 편안히 관람되어 지고 있고,

잉카의 후예들은 자기들끼리 자릿세로 옥신각신하며 저 언덕위에서 간신히 내려다 보고 있다.

 

내려 오는 길에 고개를 돌리니

다른 편 언덕위에서 정복자들이 세웠을 예수 그리스도 상이 잉카의 배꼽 쿠스코를 굽어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