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_07_15 칠레_코킴보 : 반가운 비린내
오전 10시 쯤 되어 라세레나(La Serena)에 도착했다.
일단 론리 플래닛에 소개된 버스터미널에서 제일 가까운 숙소를 찾아갔다.
밖에서 봤을때는 허름하니 별로였는데
들어가보니 아담한 공간을 잘 꾸며 놓았다.
아침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부엌을 사용할 수 있고
무선 인터넷이 가능하고 가격도 적당하다.
아무래도 칠레 물가가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건 사실이지만
산페드로아타카마에서만 유독 여행자들에게 바가지 씌우려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 같다.
가족이 운영하는 이 호스텔은 정말 가족같이 따뜻하고 친절한 분위기다.
좋지 않았던 칠레의 인상이 이 가족과 라세레나를 통해 바뀌어지고 있다.
짐을 풀고 숙소 주인 가족들에게 저렴하고 맛있는 먹거리에 대해 물어봤다.
특별히 바닷가에 왔으니 해산물에 대해 물어봤다.
익히 들었던 라세레나 시내의 시장은 절대 가지 말란다.
여행객들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신선하지도 않고 비싸기만 하단다.
그러면서 버스를 타고 30 여분 내려가 있는 코킴보라는 마을을 소개해 준다.
바로 숙소를 나와 버스를 타고 코킴보(Coquimbo)로 향한다.
해안선을 따라 내려가 서쪽 바다로 툭 튀어 나와 꺾어진 곳에 마을이 위치해 라세레나와 마주보고 위치한다.
마을에 내리니 바다 갈매기 소리가 시끄럽고 비린 내가 진동하니
전형적인 어촌 마을이다.
얼마만에 맡아 보는 비린내이던가...
비린내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물어 물어 해산물 식당이 모여 있는 바닷가로 내려 갔다.
오랜만에 보는 생선을 비롯한 수산물이 진열되어 있고
장사하는 사람들의 외치는 소리가 시장의 활기를 북돋고 있다.
산속 고지대에서 한 달을 넘게 보낸 우리에게는
비린내 뿐만 아니라 수산 시장의 활기가 모두 반갑기만 하다.
한 쪽 식당에 자리잡고 몇 가지를 주문했다.
메뉴판을 봐봐야 도통 모르겠기에 주변 테이블에서 주문을 것을 보고 가장 괜찮아 보이는 걸로 주문했다.
갖은 조갯살을 컵에 담아 놓은 것과 생선가스 비슷한 것 그리고 각종 해산물을 넣고 끓인 탕
모두 세 가지 인데,
내 입에는 너무나 그리워 했기에 너무나 맛있었지만
아내는, 아직도 넘기 힘든 벽, 바로 실난트로가 들어가 있어서 생선가스만 몇 점 먹고 말았다.
겉으로는 안타까운 척 했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며 실컷 먹었다. ㅋㅋ
모처럼 보는 바닷가에 나와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본다.
바다 너머 눈덮인 산이 우뚝 솟아 있다.
동쪽으로 안데스 산맥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고
서쪽은 태평양 해안선이 길게 뻗어 있는 전형적인 칠레의 지형을 바로 느낄 수 있다.
푸른 바다를 보고
해산물로 배 채우고
괜찮은 숙소와 좋은 사람들을 만나니
칠레가 좋아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