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남미

2009_07_16 칠레_라세레나 : 비싸면 해먹으면 되지

에어모세 2009. 7. 21. 08:55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 기뻐해 주십시오...

 

드디어 인터넷이 정상적으로 된다.

내 컴퓨터에 문제가 있었는 지, 볼리비아 마을들의 인터넷 환경에 문제가 있었던 건지

또 다른 무언가의 문제가 있었는 지 전혀 모르겠지만

어째든 다시 원래대로 무선 인터넷이 제 기능을 하기 시작했다.

 

어젯밤에 제일 먼저 양가 부모님께 전화 연락을 하고

차후 일정에 대한 정보도 찾아보고 그동안 못했던 작업들을 했다.

 

 

산페드로아타카마 만큼은 아니지만

이 곳 라세레나 도 칠레의 한 도시이니만큼 식당에서 사먹기가 부담스럽다.

숙소 주방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오늘 나갔다가 요리할 꺼리나 사와야겠다.

 

일단 아침은 주변 가게에서 몇 가지를 사서 먹었다.

빵을 요거트에 찍어 먹고 사과와 오렌지를 몇 개 먹었다.

저렴하면서도 괜찮은 아침 식단이다.

특히, 우리 농민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칠레 과일들 싸고 참 맛있다.

 

 

숙소에는 조그마한 정원이 있는데

이 곳에서 식사도 하고 햇볕도 쬐고 인터넷도 하고 아내와 같이 시간을 보내기에 참 좋다.

작은 공간을 아담하면서도 이쁘게 꾸며 놓았는데, 부모님이 계시는 송추농원이 생각난다.

내년에 한국에 가면 송추농원도 좀 예쁘게 꾸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정원에서 뭉그적거리며 게으른 시간을 보내다가

시내 구경을 나갔다.

 

이 곳에서 많은 돈을 번 일본인이 만들었다는 마음의 정원이라는 데를 갔다.

입구에 Jardin del Corazon 과 함께 씌여진 心庭이라는 한자가 눈에 띈다.

마침 몇 자 되지 않는, 아는 한자여서 그런지, 은근히 반갑다.

일본인이 만들었다는 선입견 때문인지

스케일은 작지만 정원이 오밀조밀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종탑이 독특한 산토도밍고 교회를 지나

 

 

아르마스 광장 주변과

고풍스러움과 현대적인 감각이 잘 조화된

시내 중심 거리를 돌아 다녔다.

 

 

 

한참을 돌아 다니는데

아내가 어디선가에서 사람들이 비닐봉투에 뭔가를 사들고 나오는 모습이 눈에 뜨인다 길래 따라가 보니

대형 할인 마트가 있다.

역시 아내의 동물적인 감각은 알아줘야 한다.

 

다양하고 저렴한 물건들이 매장 가득 진열되어 모습에

흥분을 억제하지 못한 우리는 이것 저것 장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아내는 먹음직스럽게 썰어 포장해 놓은 스테이크 고기를 담았고

나는 그 유명한 칠레산 와인을 집었다. 호흡도 척척이다^^

와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 칠레산 와인은 익히 들어봤다.

또 야채 코너에서 버섯과 양파를 담고

내일 아침을 위해 빵과 요거트 과일을 담았다.

계산하니 7,000 페소 우리돈으로 15,000원 쯤 된다.

 

 

 

신이 난 우리 부부는 룰루랄라 발걸음도 가볍게 숙소로 향했다.

발걸음도 맞춰보고, 노래도 흥얼거리고

지나가는 이에게 '올라' 하며 인사도 나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부엌으로 들어갔다.

고기를 굽고, 버섯과 양파를 다듬어 함께 볶는다.

단지 소금만 따로 담아 고기를 내왔다.

와인을 따르고 컴퓨터를 켜 음악을 틀었다.

 

 

다른 말이 필요없다.

최고의 만찬이고 최고의 분위기다.

스테이크의 맛, 와인의 향, 거기에 분위기 있는 음악까지...

 

아무 것도 부러울 것이 없는 너무 너무 행복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