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남미

2009_08_06 아르헨티나_부에노스아이레스 : 미련을 못 버리다

에어모세 2009. 8. 23. 04:42


어젯밤 탱고를 보고 숙소로 돌아 오는 내내 그 감동의 여운이 가시질 않으면서
시간적 비용적 지출을 감수하더라도 꼭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은
가능한대로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아내와 파타고니아 지역을 가는 것을 두고 또 얘기를 나눴다.
정말 가보고 싶다. 지금 아니면 언제 또 가보겠는가...
갑자기 일정을 바꾸는 것도 상당히 힘들고, 예상외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
남미 도착해서부터 계속한 고민을, 며칠 전 미련을 버리며 정리했었는데,
다시 튀어 나온 것이다.


숙소에 도착해서 고민을 털어 놓으니
숙소에 함께 머물고 있는 다른 친구들이 한결같이,
칼라파테에 갈 것을 권하고 그곳의 린다비스타라는 숙소를 추천한다.
칼라파테는 파타고니아 중에서도 빙하관광의 거점 도시이고
린다비스타는 익히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명한 곳으로,
내가 몇 번 사장님께 문의 메일을 보낸 적도 있다.


내가 우유부단하게 결정을 못 내리자
아내는 내 뜻에 따르겠다며 말하고는 먼저 잠이 들었다.
혼자 한참을 생각하다가
란 항공 사이트에 들어가서 요금과 일정을 체크해 보니
8월7일 칼라파테 가서 8월10일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 오는
왕복 비행편이 1인당 200달러 정도다.


그래! 결심했어!! 가자!!!
제일 먼저 낼모레 8월8일 토요일,
부에노스아이레스 발 상파울로 행 비행기를 8월11일로 연기가 가능한지
한국의 원월드 담당 에이전시에게 메일을 보내고 메신저로 확인을 부탁했다.


새벽 3시 쯤 비행편 조정이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얼른 다시 란 항공 사이트를 들어가 아르헨티나 내국인 버젼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칼라파테 왕복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다.
스페니쉬가 안되는 나로서는 일일이 사전 찾아가며 한참을 헤맨 끝에 티켓을 결제했다.


그 다음,
브라질에서 이번 토요일 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 친구에게 일정변경 내용을 메일로 보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공항 마중부터 친구가 이런 저런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일정을 바꾸게 되어 상당히 미안했다.)


그 다음,
칼라파테 린다비스타 사장님께 숙박 문의 메일을 보냈고, 곧 오케이 답변을 받았다.
한밤 중인데도 너무 빠른 답변에 의아해 했는데, 창밖을 보니 날이 새고 아침이 밝아 있다.


아내를 깨워,
모든 게 준비됐다. 내일 오전에 짐싸서 가기만 하면 된다. 라는 말을 남기고
난 잠이 들었다. 아내가 좋아한다. 나 또한 후련하다.


밖이 환해서 그런지 밤잠처럼 푹 자기가 힘들다.
두 세 시간만에 깨서는 짐을 챙긴다.
짐정리하고 떠날 준비한답시고 왔다갔다 하다보니 저녁이 되었다.

 


우리가 내일 떠나게 되니
자연스럽게 오늘밤 우리 환송의 밤이 되었는데
나는 도저히 참지 못하고 그대로 잠 속으로 빠져들었고, 아내는 혼자서,
함께 머물고 있는 친구들과 여러가지 형식으로(?) 환송의 밤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