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_09_25 슬로바키아_슈피스케포드라디 : 동화야 잘 봐 ~
동화야! 잘 있었니?
학교(Pre-School)는 잘 다니고 있어?
이제는 엄마 찾으면서 안 울고, 티쳐리하고 프렌드하고 토이갖고 잘 놀지?
사진 보니까 이제 제법 늠름하더라..
동화 우리 잊어버린 건 아니지?
삼촌이랑 숙모는 매일 동화생각해.
심심할때는 동화흉내내기 장난도 한단다.^^
동화 너, 엄마한테 말 들어보니까 캐슬(Castle) 보고싶다고 했다며?
삼촌이랑 숙모랑 지금 유럽이라는 곳을 여행하고 있는데
가는 곳 마다 멋있는 캐슬이 굉장히 많아.
특히 오늘은 캐슬 중에서도 역사가 오래되고 크기도 엄청나게 큰 캐슬을 보러 간단다.
여기는 슬로바키아 라는 나라이고
우리가 머무르고 있는 레보차(Levoca) 마을에서 아주 가까운
슈피스케포드라디(Spisske podhradie) 라는 마을에 있는,
바로 슈피스(Spis) 캐슬이란다.
( 이름들이 모두 어렵지? 우리도 많이 헷갈려 ㅎㅎ )
옛날에는 더 화려하고 제대로 된 성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는데
그 오랜 시간 동안 전쟁을 겪으면서,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지만
그 흔적만으로도 슈피스 성의 웅장함은 짐작이 갈 것 같아
더 화려한 성의 모습은 점차 다른 도시에서 또 보여 줄게.
버스타고 마을에 내리니까
벌써 마을에서 부터 언덕 위 저 멀리 모습이 보이더구나
천천히 걸어 올라가면서
성의 전체 모습도 사진에 담고
삼촌이랑 숙모도 서로 사진을 찍어줬어.
어때? 삼촌이랑 숙모, 살 좀 빠진 것 같니?
삼촌 수염 많이 자랐지?
그래도 우리 알아 볼 수 있겠지?
처음에는 사진도 많이 찍고, 신나게 즐겁게 올라갔는데
점점 힘이 드니까 사진도 안 찍고 서로 말도 안하고 올라가기만 했단다.
동화 같았으면 단번에 뛰어 올라갔을텐데 말이야...
도착해서 찍은 사진에는 숙모의 힘든 모습이 역력하더구나^^
도착해서 좀 쉬니까 다시 힘이 생겨서
이번엔 성 안을 천천히 돌아 봤단다.
이 곳은 부엌이래
옛날에 성 안에 사람들이 이 곳에서 음식을 해먹었대나봐
위 사진은 300 년 전, 이 성의 모습이라고 하니
정말, 옛날에는 웅장하면서도 화려했던 성이었던 것 같아.
저 아래로 운동장 같은 무지 넓은 공간이 보이는데
옛날에는 성안의 사람들이 모이고 군인들이 훈련하는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음악회가 가끔씩 열린다는구나.
총칼을 들고 있는 모습 보다는 악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니
훨씬 더 아름답고 평화로운 분위기야.
고개를 들어 보니, 성 위에 또 탑이 있는거야 글쎄,
숙모는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았지만 삼촌이 우겨서 또 올라갔단다. ㅋㅋ
올라가는 계단이 너무 좁고 어두워서 힘들긴 했는데,
그래도 올라가 보니 저 멀리 내려다 보이는 마을 전망이 너무 멋있어서,
옆에 있던 어떤 아저씨에게 우리 사진 좀 찍어달라고 부탁도 해봤지
그런데 이 아저씨 집이 미국이래.. 잠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너와 함께 했던 미국 생활이 생각이 나더구나
숙모는 맨날, 그 때가 좋았대... ㅋㅋㅋ
동화야! 잘 봤어?
다음에 또 멋있는 캐슬 만나면 사진 찍어 놓을게...
잘 놀고 밥 잘 먹고 잘 지내다가
우리 내년에 한국에서 반갑게 만나자.. 알았지?
참, 그리고 우리 만나면,
삼촌하고 숙모한테 영어도 가르쳐 주고, 수영도 가르쳐 줘야 한다. 꼭~
그럼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