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유럽

2009_10_04 그리스_아테네 : 일희일비

에어모세 2009. 10. 22. 03:34


오늘은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기에
3유로 주고 하루패스를 끊었다.
이 정도면 제법 저렴하다.


대중교통이나 마트의 물가를 봤을 때
그리스가 현지인의 생활기준으로는 그렇게 물가가 비싼 나라가 아닌 듯 하다.
하지만 외부 여행자 입장에서는 왜 그리 물가가 비싼지...
그다지 쾌적한 환경이 아님에도 꾸역꾸역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보니
그럴 만도 하겠다 싶다.


우리는 아테네 지역 호스텔 가격이나 저가 호텔이나 가격이 비슷하여
호텔에 머물렀다.(50 유로)
혼자면 그래도 호스텔이 나을 수도 있지만
둘이니 버젯호텔이 나을 때도 가끔 있다.
암튼 그동안의 동유럽에 비하면 상당히 비싼편으로 서유럽 수준이다.


그래서 우리는, 샤워도 두 번씩 하고,
어제 오후부터 잠을 자기 시작해 오늘 아침 늦게 까지 잠을 잤다. ㅋㅋㅋ

 

 

체크아웃을 하고 숙소에 짐을 맡겼다.
3-4일 후에 찾으러 오겠노라고 하고 큰 배낭 두 개를 맡기고
작은 배낭 두 개를 매고 숙소를 나섰다.


우선 피라에우스(Pyraeus) 항구에 갔다.
피라에우스는 우리나라의 서울과 인천과의 관계처럼
아테네의 외항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다.
에게해의 웬만한 섬들을 연결하고 있는 배편의 대부분이 출항 하는 곳이다.

 


오늘밤 10시에 출발하여 내일 새벽 5시30분에 도착하는
산토리니행 배 표를 끊었다.


항구 주변으로 배 표를 판매 대행하는 창구가 여러 개가 있는데
우리가 표를 산 곳에서 학생할인을 받았다. 그것도 50% 나..
학생할인이 안된다고 들었지만 혹시나 하고 내밀었더니 당연하다는 듯 할인을 해준다.


산토리니행 비행기 편을 계속 알아봤었는데 1인당 왕복이 200유로가 넘고,
그리고 배편도, 자리 등급에 따라 1인당 왕복 60-150 사이였는데,
가장 낮은 등급이긴 하지만, 모두 60유로에 두 명 분 왕복 배편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지금 아테네에 있는 것과 한국에 있는 것과 비교하는 하는 것이 무리가 있긴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고 생각해봐도
요즘 한국에서 각광받는 신혼여행지로 뜨고 있는 산토리니를
우리는 아주 저렴하게 다녀오게 되는 것이다.^^

 


다시 아테네로 돌아 왔다.
어제 보지 못한 아크로폴리스에 올랐다.
에-잉! 이제 곧 문을 닫으므로 더 이상 입장할 수 없단다.
오늘 그리스는 대선 투표일인데 그 때문에 일찍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입장이 무료였다.


산토리니 배 편 싸게 구했다고 좋아라 했다가
금방 또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하고...
뭐.. 그렇지..


그러고 보니 우리의 여행이 돈 한 푼에 울다 웃다...


장기 여행자들이 겪는 자연스러운 상황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돈에 메여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건 아닌 지..

 

 

다른 유적지로 가보았다.
올림픽 제우스 신전의 입구 문이 굳게 닫혀 있다.


파르테논 신전도 저 높은 아크로폴리스 언덕위에 그 모습을 조금 드러내고,
올림픽 제우스 신전도 쇠창살로 된 벽 사이로 훤히 보이긴 하지만
직접 가까이에서 본 감흥만 하겠는가
아쉬움에 발길을 돌렸다.

 

 

 


시내 곳곳에서 전시되어 있는 홍보용 기념 조각상으로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 본다.


하루 패스를 가지고 이리 저리 다녀본다.
선거 때문인지 일요일이어서 그런 건지
유적지 뿐만 아니라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먹거리를 파는 식당들만 영업을 하고 있다.


맥도날드에서 밀크쉐이크를 마시기도 하고
아테네 거리에서 가장 흔한 식당에서
기로스와 스불라키를 먹기도 했다.
사진기를 들이댔더니 주방장이 아주 느끼한 표정을 지어준다.^^

 


통째로 구운 고기를 뜯어내어 빵과 함께 먹는 기로스와
우리나라 꼬치구이와 똑 같은 스불라키는
오랜동안 터키의 지배를 받은 탓에, 터키식 그리스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밤이 되어 피라에우스 항구로 향했다.

 

 

 


배를 기다리며 사진도 찍고 시간을 보내다
배에 올랐다.
내일이면 산토리니에 간다는 설레는 마음에
객실에서 잠을 청하기 보다는 갑판에 나와 멀어지는 항구를 바라보았다.


달덩이 같은 아내 얼굴 위로, 또 다른 달덩이가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