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유럽

2009_10_21 스위스_라우터브루넨/융프라우 : 아름다운 베르네 ~ ~

에어모세 2009. 11. 4. 07:04

 

우리가 탄 열차가 쮜리히행 열차이지만

인터라켄으로 가기 위해서는 굳이 쮜리히까지 갈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바젤이라는 곳에 내려 바로 열차를 갈아타고 인터라켄으로 향한다.

차츰 동이 터오며 아침 안개 사이로 스위스의 전원 풍경과 알프스의 눈덮인 산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베르네 ~ ~ 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네 ~ ~ 새하얀 알핀로제 ~ ~

이렇게 시작하는 누구나 알만한 요들송이 있다.

어릴 적 부터 무심코 불렀던 이 노래의 베르네가 바로 이 지역이다.

 

융프라우의 북쪽 편 아래로 라우터브루넨, 그린덴발트, 김멜발트, 뮈렌 등등

알프스 중턱의 여러 마을들이 그림 같이 자리잡고 있다.

인터라켄은 바로 이 지역 여행의 입구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인터라켄에 도착해 융프라우 산악열차 티켓을 끊었다.

스위스 산악열차는 그 높은 곳 까지 운행하는 기술과 더불어

산에 터널을 뚫어 기차를 다니게 한 기술의 놀라움 보여준다.

그래도 그렇지, 유레일 패스 소지자 할인을 받았음에도 둘이 합쳐 200유로를 호가하다니... 너무 비싸다.

 

먼저 라우터브루넨으로 갔다. 숙소를 잡기 위해서다.

소문으로 들었던 저렴한 숙소를 찾다 찾다 못찾고는 인포에서 소개한 한 호스텔에 묵게 됐다.

그런데 이 곳에 왠 한국인들이 그리 많은 지...

숙박객 10명 중 7,8명은 한국인이다.

 

그건 그렇고 라우터브루넨은 기대했던 알프스의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사람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마을들을 거쳐 왔지만

이 곳은 신이 만들어 낸 아름다운 마을이다.

눈덮인 알프스를 배경으로 푸른 초지에서 풀을 뜯는 소들과 풀을 뜯고 언덕위의 집들이 어우러져 있다.

돌아 다니지 않아도, 숙소 창밖만 바라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아 한참을 넋 놓고 쉬고 있었다.

  

 

 

 

오늘도 날씨가 그닥 좋지는 않은데, 내일은 더 안좋을꺼라는 정보에

서둘러 융프라우로 향한다.

산악기차를 타고 급경사의 철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창밖의 풍경이 아름다운 절경이다.

 

 

 

 

 

 

 

한참을 올라가 융프라우 행 기차로 갈아타기 위해 내렸다.

온통 눈덮인 산으로 둘러 싸여 있고

그 산들이 손에 잡힐 듯 하다.

그만큼 높이 올라 온 것이다.

 

 

 

 

 

기차를 타고 융프라우로 가는데

지금부터는 산을 타고 기차가 가는 것이 아니고

아이거 절벽을 뚫어서 만든 터널을 따라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정말 놀랍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융프라우에 도착해서는, 올라 온 것을 크게 후회하고 말았다.

눈을 못 뜰 정도로 강한 눈보라가 치는데다가, 완전히 구름에 쌓여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바깥으로 나가서는 잠깐 서 있기도 힘들어,

실내로 들어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유리창 너머를 쳐다만 보다가

빙하내부를 파내어 만든 얼음궁전을 구경하고는 바로 내려왔다.

 

 

 

 

 

내려와서 올려다 보니, 저 높이 봉우리가 구름에 휩싸여 있는 것이 보인다.

융프라우에 성급히 올라갔다는 생각이 든다.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라우텐브루넨에 머무르며 근처 다른 마을들을 돌아보고

날씨가 좋은 날 융프라우나 쉴트호른 같은 봉우리에 올라 알프스의 전망을 보는 것이 훨씬 나을 듯 하다.

 

매번 생각하는 거지만

다시 한번 여행하게 된다면 좀 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 기회가 또 올 지 모르겠지만.. ^^

 

역시나 내려가는 길에 보는 풍경도 예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