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유친-부자유람/영국 (2019.08)

미션 3. 비틀즈의 숨결을 느껴라

에어모세 2019. 12. 2. 14:22

 

미션 3. 비틀즈의 숨결을 느껴라

1) 애비로드 스튜디오 앞 횡단보도 건너기

2) 캐번클럽에서 공연보며 열광하기

 

 

하린 :

 

1)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 담벼락에 글자도 남기고, 그 앞의 횡단보도를 건너 보았다.

2) 리버풀의 캐번클럽에서 비틀즈 노래를 들으며 춤췄다.

 

 

모세 :

 

우리 세대에게, 아니 모든 세대에게 비틀즈는 각별하다.

그들만큼 음악적 성취와 대중적 인기를 동시에 얻은 밴드가 드물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그 성과에 대한 존경과 동시에 내 어린 시절 동경했던 서구 대중문화의 상징과도 같았기 때문이다.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는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을 녹음한 곳이고,

그 앞의 횡단보도를 네 명의 멤버가 걸어가는 사진은 그 앨범의 노래 이상으로 유명하다.

비틀즈 성지 순례자들로 항상 붐비는 곳이라기에 일요일 아침 일찍 찾아 갔더니,

오히려 너무 한산해서 들뜬 마음이 좀 가라앉았다.

 

런던에 오기 전 리버풀에 들른 이유가,

하린이는 리버풀FC 축구장을 보기 위함이라면, 나는 비틀즈를 보기 위함이었다.

이것은 리버풀 뿐만 아니라 영국에 오게 된 서로의 이유이기도 하다.

 

리버풀의 캐번클럽은 비틀즈가 유명해지기 전 활동했던 곳이다.

어찌 이 곳에서 내가 정신을 차리고 이성을 유지할 수 있었겠는가?

 

처음엔,

답답하고 시끄러운 이 곳이 탐탁치 않은 하린이의 손목을 억지로 끌고 무대 앞까지 진출하여 혼자만의 기분에 취해 있었으나,

토트넘 축구경기 직관이라는 미끼로 하린이의 기분을 띄운 이후엔,

뒷쪽 한 켠에서 남의 이목 따위는 무시하고, 하린이와 춤을 추며 둘이서 함께 비틀즈의 음악을 만끽했다.

 

정말 대단하다.

비틀즈 커버 밴드들이 계속해서 비틀즈의 노래들을 이어 부르고 있다.

비틀즈가 더 큰 무대로 떠난 4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매일매일......

 

리버풀 또 하나의 명소인,

비틀즈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는 '비틀즈 스토리'의 마지막 코스, 존 레넌의 방에서

노래 'Imagine'을 반복해서 듣다가 울음이 터졌다.

혹시 들킬까 옆을 돌아보는데 내 옆의 여자분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 얼마 전 포털 사이트에서 존 레넌의 아들이 욱일기를 인정한다는 타이틀 기사가 훅 지나갔다.

클릭해보기도 싫어 그냥 넘어갔는데...

그 사람에 대해 아는 바 전혀 없지만, 지 아버지의 인류애를 털끝만큼이나 이해하고 있는지 묻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