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유럽

2009_10_25 오스트리아_빈/짤쯔부르크, 독일_뮌헨 : 발길 가는대로

에어모세 2009. 11. 8. 10:35

 

빈에서의 두번째 아침이 밝았다.

그리고 오늘은 일요일이다.

 

수없이 맞이 했던 일요일 아침이었지만

오늘은 좀 특별한 일요일 아침이다.

 

매주 황궁예배당의 주일 미사예배에서 부르는, 바로 빈 소년 합장단의 성가를 들으러 가기 때문이다.

염불에는 관심없고 젯밥에만 관심있다는 말이 딱 맞다.^^

솔직이, 빈 소년 합창단의 노래에 어찌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서둘러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나가려 했는데

오늘은 서머타임이 해제되는 10월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한 시간이 늦춰졌으니, 그만큼 시간의 여유가 생겨

동네 한바퀴를 돌아 근처 하이든 동상까지 산책을 했다.

 

 

 

아침을 먹고 짐을 모두 챙겨 황궁예배당으로 갔다.
서둘러 갔건만 입구부터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좌석이야 시간맞춰 가면 되지만
무료 입장인 입석은 먼저 자리잡아야 하므로 일찍부터 북새통이다.


제단에서 미사가 진행되지만 까치발을 서야 간신히 보일 뿐이고
빈 소년 합창단과 본 성가대 그리고 오케스트라 반주도 소리만 들릴 뿐, 모습은 전혀 볼 수 없다.

 

 

 

 

아내는 그래도 그 사람들 틈에서 버티고 있어 보지만

나는 답답해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밖으로 나와보니

모니터에 모든 장면을 중계하고 있었다.

 

차라리 밖에서 여유롭게 모니터를 보고 있는 것이 훨씬 낫다.

소리야 예배당 전체에 울려 퍼지고 있으니 말이다.

 

 

 

빈 소년 합창단 노래 좀 들어보겠다고

아침 일찍부터 서두르고 많은 사람들 틈에서 힘겨운 관람을 끝내고

빈을 떠나는 아쉬움에 잠깐 시내를 돌아 보고 기차역으로 갔다.

 

 

 

 

유럽에서의 남은 전체적인 일정과 루트는 대략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오늘 내일의 세부적인 일정과 루트는 확정된 것이 없다.


나는 나대로 아내가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머무르고 싶은 곳에 머무르려고 하는데
아내는 아내대로 내가 하고자 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하니
서로 결정을 미루게 된 것이다.


가는 곳 마다 더 머무르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가는 도중 들르고 싶은 곳은 많고
하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오늘도 빈에서 하루 더 머무를 것인가 떠날 것인가를 어제부터 고민하다가
오늘 아침이 되어서야 일단 떠나자고 결정하고 짐을 챙겨 나왔던 것이다.

 


방향은 독일 뮌헨이다.
그 곳에서 이탈리아로 들어 갈 것이다.


할슈타트를 거쳐 갈까? 아니면 짤쯔부르크를 거쳐 갈까?
거쳐 가는 곳에서 하루 머무를까? 아니면 들렀다가 바로 이동할까?
그것도 아니면
바로 뮌헨으로 가서 거기서 머무를까? 아니면 바로 이탈리아로 들어갈까?


기차에 승차해서 타고 가는 중에도 생각만 많고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또, 그저 발길 가는대로 짤쯔부르크에 내렸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도시 짤쯔부르크...
도레미 송을 불렀던 미라벨 정원에 들르니 저 언덕 너머 호엔짤쯔부르크 요새도 보인다.


모짜르트 생가와 간판이 이쁘기로 유명한 골목을 지나
짤쯔부르크를 돌아 보았다.
  

 

 

 

 

 

돌아 다니는 중에 아내가 결단을 내렸다.


뭔가를 정하지 못하고 고민만 할 바에는,
너무 욕심내지 말고 일찍 이탈리아로 들어가 조금 여유를 갖자고 합의하고는
바로 발길을 돌렸다.

 


 

뮌헨에 도착하니 날이 저물고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행 야간열차 출발시간까지 뮌헨을 돌아 본다.

  

 

 

마리엔 광장이 생각보다 크고 웅장하다.
거리에서 퓨전재즈를 연주하는 밴드의 실력이 뛰어난 것 같다.
하지만 그냥 스쳐지나간다.
우리의 목적지인 호프브로이에 가기 위해서이다.


뮌헨에 가면 꼭 들러봐야 할 곳으로 여겨지는 맥주집.
처음 가보는 곳이지만
한국에서부터 호기심으로 가득 찼던 곳이다.


사람이 정말 많을까?
사진으로 본 것 처럼 그렇게 넓을까?
분위기는 어떨까?
 

 

 

과연 듣던대로다...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분위기에
아직 맥주를 마시기도 전에 취흥에 빠져버린다.


야간열차 시간때문에
딱 한 잔만 마시고 나왔지만
그 흥겹고도 색다른 분위기와 그 분위기로 인한 기분에 흠뻑 취해 있었다.

 


그런데 가면서 생각해 보니
독일 뮌헨에는 하나밖에 없는 호프브로이가
한국에는 수 십개는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