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북미

2009_02_24 캐나다_밴쿠버 : 친절하고 차분한 밴쿠버

에어모세 2009. 3. 11. 09:58

성미경 집사님께는 세 딸이 있다.
어릴 때부터 이쁘고 귀엽더랬는데, 계속 이쁘게 잘 컸다.
세 딸의 아침은 학교 갈 준비로 정신 없다.
저마다 엄마를 찾고 난리다.
성미경 집사님, 성실히 세 딸을 키워내는 전형적인 한국의 엄마이다.
일정이 1박2일 이니, 밴쿠버를 둘러 보고 오후에 내려 가려면 서둘러야 했다.
학교 갈 준비로 바쁜 아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사진 한 장 찍고,
다시 만날 기약을 하고 아쉬움을 달랬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
가 본 사람들과 가이드 북이 제시한 볼거리들을 다 둘러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캐나다 땅을 밟은 것만으로 의미를 삼아야 할 듯 하다.
서둘러 스카이 트레인을 타고 밴쿠버 다운타운으로 향한다.
스카이 트레인은 우리나라의 일부 전철구간 처럼 도로 위 고가철로를 다니는 전철이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Sea Bus(배)를 타고 좁은 바다를 건너 North 밴쿠버를 갔다.
노스 밴쿠버에서 바다 건너 보이는 다운타운에 구름이 낮게 내려 앉아 있다.
노스 밴쿠버를 둘러 보는데 걸리는 시간을 가늠하지 못해,
차 한잔 마시고 다시 씨버스를 타고 되돌아 왔다.

 

 

걸어서 스탠리파크에 갔다.
시간이 꽤 걸렸다.
시간을 아껴야 하는데, 교통편을 이용할 걸 괜히 걸었다는 생각도 했지만
둘이 걸으며, 서로 대화도 나누고 무심코 지나쳤을 소소한 것들도 보고 낯선 사람들과 마주치고 ...
나름의 의미와 재미가 분명히 있다.

 


겉으로 봐서는 여느 도시와 다를 바 없는 것 같은데
밴쿠버는 참 조용하다.
건물도 많고, 오늘은 평일이고, 복잡할 정도는 아니어도 차와 사람이 다니는데도
이상하게시리 참 차분하다.

 

 

대체적으로 서양 나라들은 공원이 참 잘 되어 있다.
시민들의 휴식처로서 잘 활용 되어 진다.
전체는 못 보고 일부만 보았지만 스탠리파크도 참 좋았다.
보기에도 아름답고 시민들도 많이 나와서 산책하고 운동한다.

 


간간히 비가 흩뿌리는 습한 날씨임에도 왠지 몸도 마음도 상쾌하다.
겨울임에도 이런데, 이제 곧 봄이 오면
더 아름답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스탠리 파크가 될 것이다.

 

 

둘이 공원을 걷고 있는데,
산책을 하던 노인 한 분이 말을 걸면서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성화다.
훔쳐가지 않으니 자기를 믿으라면서 다짜고짜 내 카메라를 가져가더니
우리보고 포즈를 취하란다.
우리가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약간은 어이가 없다.
조금 지나 생각해 보니,
우리같은 여행객에게 자기가 사랑하는 밴쿠버에서 좋은 추억과 사진을 담아가게 해주고 싶은
선의로 받아들여졌다. 이렇게 생각하니 고맙고도 친절한 분이다.


어제 저녁에는,
버스터미널에서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목적지를 가는데
우리가 처음 가는 길이라 목적지를 얘기하며 노선도를 보며 두리번 거리자
젊은 친구가 다가와 우리에게
어디에서 내려서 다음 전철로 갈아타서 어디로 내리라고 친절하게 가르쳐 주기도 했다.

 

 

아주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밴쿠버는 우리에게 있어서 아주 차분하고 친절한 도시로 기억될 것이다.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스탠리 파크를 돌아 보고 다시 시내로 향한다.
이번에는 다른 길을 통해 갔다.
랍슨 스트리트를 따라 가는데 한국인 상점들이 의외로 많았다.
한국 학생들이 많다고는 얘기들었지만
한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한국 식당과 한국 관련업체 간판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지금은 방학이나 휴가기간도 아닌 평일 한 낮인데
학교나 직장에 있지 않고, 왜들 그렇게 돌아나닐까?... 의문이다...

 

 


시내에서 점심을 패스트푸드로 해결하고
오후 2시가 넘어 버스터미널로 돌아와 시애틀가는 그레이하운드 버스에 올랐다.


캐나다로 올라올 때는 별다른 게 없었는데
미국으로 재입국할 때는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다.
오히려 비행기 타고 한국에서 들어올 때 보다 입국심사가 더 까다롭다.
잠깐 들렀다고 온 것 뿐인데, 꼬치꼬치 여러 질문이 이어진다.

 

암튼 다시 동화네 가족을 만났다.
오늘은 승식씨 부부네서 신세를 지기로 했다.
이 집은 이제 우리에게도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