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북미

2009_05_02 미국_뉴올리언즈 : 집으로...

에어모세 2009. 5. 20. 06:47

 

어제의 재즈 페스티벌은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할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재즈 축제이고,
마르디 그라(Mardi Gras) 축제와 더불어 뉴올리언즈의 랜드마크이다.

라고 했었다.

 

여기서 잠깐, 말이 나와서 말인데,
뉴올리언즈의 마르디 그라 또한, 전 세계적으로 인구에 회자 되는 주제일 것이다.


보통 사육제라는 용어는 축제라는 용어와 혼용해서 쓰고 있지만
사육제 - 영어로 카니발(Carnival) - 는
기독교 문화의 배경을 가진 서양에서 그 기원을 가지고 있다.
부활절 이전 40일(사순절) 동안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의미로
고기를 금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하게 되는데,
사순절이 시작되기 이전의 며칠 동안 고기를 실컷 먹고 즐기는 축제를
사육제 혹은 카니발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단어 자체가 벌써 고기를 금한다 라는 의미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카니발이 바로 브라질 삼바 축제와 뉴올리언즈의 마르디그라 인 것이다.
브라질 삼바 축제는 직접 보진 못했지만서도 따로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뉴올리언즈의 프렌치쿼터는 거의 2층집이고 2층에는 거의 거리 쪽으로 발코니가 있다.


마르디그라 기간에 퍼레이드가 펼쳐 지는데,
퍼레이드에 참여하던 안하던 여성들이 웃옷을 올려 자기 가슴을 보여 주면
2층 발코니 위에 사람들이 준비해 두고 있었던 목걸이를 던져준다고 한다.
그 목걸이를 얼마나 많이 받았는 지에 대한 경쟁이 대단하다고 한다.


마르디그라 축제를 직접 보기 위해 일부러 다시 올 일은 없겠지만
어쨌든 뉴올리언즈의 마르디그라는 이렇게 해서
호사가들에 의해 세계적으로 별난 축제 목록에 오르게 되어,
재즈와 더불어 뉴올리언즈를 상징하게 되었다.

 

암튼, 그건 그렇고
이제 뉴올리언즈를 떠난다.


호텔 체크아웃은 12시고, 비행기 시간은 오후 5시 반이다.
우리는 늑장을 부리며 여유있게 씻고, 짐을 챙기고,
직접 수영은 하지 않았지만 수영장과 호텔 주변을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체크아웃 시간을 꽉 채워 나왔다.

 

 

 


비행 시간까지 아직 시간도 많이 남아 있고, 마침 버스 카드에 잔액도 남아 있어
시내의 공항 버스 탑승하는 정류장 근처에 있는 나이키 할인 매장을 들러 구경이나 좀 하다 가기로 했다.


견물생심!
아내는 신고 있던 운동화를 그 자리에서 과감히 버리고, 새 운동화를 사서 신었다.
신고 있던 운동화는 너무 낡아 불편했던 차에, 30불 짜리 나이키 새운동화를 신으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뉴올리언즈를 떠나는 아쉬움은 완전히 사라진 듯 하다.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
다른 친구들처럼 나 또한 메이커 신발을 사달라고 부모님을 조르는 철부지였다.
메이커 신발을 신고 옷을 입으면 웬지 우쭐해지고, 싸구려 신발과 옷을 입으면 웬지 위축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너무나 좋아하는 들국화라는 밴드의 공연을 보러 갔는데
그들이 하나같이 긴 머리, 찢어진 청바지에 전혀 메이커와는 무관한 싸구려 신발을 신고 있는 거였다.
무언가 내 머리를 쿵 하고 내리쳤다.


진정한 자유 영혼이란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혹은 매우 유치한 것 같지만 내 평생에 영원히 기억될 큰 깨달음이었다.
그 어떤 훌륭한 선생님의 훈계 보다도 깊이 와닿는 울림이었다.


아마도 예수가 갈릴리 무지렁이 민중들에게,
훈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일상적인 비유를 통해 말씀하신 이유와 맥이 통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렇다 복음은 고매한 사상과 높은 학식, 명 연설에 의해서가 아니라

질펀한 삶의 한 복판에서 일상으로 몸으로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또한, 한편으로,

우리는 알게 모르게 환경이 규정짓는 사회적 인간으로 얽메어 살고 있는지 모른다.
나 자신 본래의, 본연의 자연적 인간으로서 삶을 잊고 살아 간다.
어쩌면 나는 이 본연의 나를 찾고자 이렇게 떠나온지도 모른다.


신발 한 켤레에 너무 비약이 심했다...^^

 

 


공항이다.
짐 하나 줄여서 비용 좀 아껴보려 했는데
검색대에서 썬크림과 스킨 등 액체류 물품들이 걸려 모두 폐기처분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겪었다.
우리가 그 기준량을 잘 못 이해했기 때문이다.
3온스가 기준인데, 온스 라는 단위가 감이 잘 오지 않아서리...ㅎㅎㅎ

 

그래도 뭐가 좋은지, 조카 줄 기념품도 사고, 사진도 찍고, 여전히 즐겁다.

어제까지는 뉴올리언즈와 재즈축제의 기분 때문이었다면

아마도 오늘은, 우리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집에 돌아간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각각 1시간이 조금 넘는 두 번의 비행이지만,
기다리고 갈아타고 또 기다리고 하는 통에 좀 지루하다.

비행기 안에선 무선 인터넷이 가능하다고 한참 홍보하길래

컴퓨터를 켜니, 에잉!! 또 유료다...

 

 


어쨌든 무사히 훼잇빌에 도착했다.
동생과 조카가 마중을 나왔다. 조카녀석이 자고 있다.
반가운 해후를 기대했는데 자고 있다니...
많이 섭섭하다...
생각해 보니 밤 12시가 다 되어간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