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Orleans Jazz & Heritage Festival
줄여서 Jazz Fest.
" 이 축제는 1968년에 뉴올리언즈 도시 건립 2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루이 암스트롱, 듀크 앨링터, 데이브 브루벡 등 유명 재즈 뮤지션들이 축제의 흥을 돋우었고,
이후로는 페어 그라운즈(Fair Grounds)에서 계속 열리고 있으며,
정통 재즈, 블루스를 비롯하여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 주목 받지 못한 음악 장르 발굴 등등,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황홀한 두번의 주말 축제로 그 범위를 넓혀 왔다. "
Lonley Planet 에는 위와 같이 적혀 있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할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재즈 축제이고,
마르디 그라(Mardi Gras) 축제와 더불어 뉴올리언즈의 랜드마크이다.
페어그라운즈 가는 길부터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동네 사람들도 흥겨운지 자기 집을 장식하고 길에 나와 음악을 틀고 사람 구경도 한다.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는 곳부터 장사치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고
경찰 아저씨들과 스텝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아직 아무런 공연이 시작되진 않았지만 준비를 하고 있는 지,
앰프와 같은 기계 소리와 악기 조율하는 소리가 멀리서 부터 들리기 시작한다.
현재 오전 11시, 아직 공연 시작하기 전 인데도 입장하려는 사람들의 긴 줄이 엉켜있다.
일단 페어그라운즈를 한 바퀴 돌아 보았다.
공연장은 노천 공연장과 텐트 공연장 두 종류가 있고,
노천 무대는 크기가 작은 곳과 큰 곳이 다양하게 있었다.
전체 12개의 공연장이 있고 1시간 전후의 공연이 11시30분 경 부터 저녁 7시까지 펼쳐진다.
그 중 아큐라 무대는 미국적인 대중음악이 연주되는 가장 큰 노천 공연장 중 하나인데,
벌써부터 엄청난 인파가 자리잡고 있다. 인기있는 밴드의 공연이 있는 것 같다.
음식 판매점과 맥주와 음료 판매점들이 곳곳에 있고,
음반 및 기념품 가게도 많이 있는데, 출장 우체국이 있어 바로 우편 서비스도 가능했다.
각 공연장마다 이제 곧 공연이 시작될 것이다.
인파가 점점 늘어나고 분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다.
처음 공연은 가스펠 텐트로 가기로 했다.
초반 출연진들이 모두 생소해서,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을 지 몰라
정통 흑인 가스펠을 먼저 경험해 보고자 한 것이다.
처음부터 엄청나다.
이것이 흑인 정통 가스펠인가 보다.
온 공연장이 들썩거리며 모두 일어나 열광한다.
너무나 감동적인 가스펠 무대이기에
이어지는 공연까지 연이어 보기로 했다.
이번엔 어떤 교회의 성가대의 공연이다.
이 무대에 설 정도니 기대가 크다.
시스터액트라는 영화를 보고 너무 좋아서 합창 장면만 수십번을 돌려 본 적이 있는데,
이건 비할 바가 아니다.
첫 공연 보다 더한 흥분을 주체하기가 어렵다.
눈 앞에서 60명의 합창단이 각 자 몸을 흔들며 미친듯이 노래하는데
내 평생에 이렇게 열정적인 성가 합창을 본 적이 없다.
죽기전에 이런 감동의 무대를 볼 수 있다니...
벌써부터 울컥하는 눈물을 참고 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다른 공연장으로 가본다.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아프리카 토속 리듬을 연주하는 팀이 타악기를 신나게 두드리며 자신들의 몸까지 흔들어 대고,
백인 록 밴드 또한 정렬적인 무대 매너를 발산하고 있다.
후텁지근 하면서 뙤약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것도 아랑곳 하지 않고 구경하는 이들 또한 열광한다.
우리는 강한 햇볕을 피하고자 노천 무대 보다는 텐트 무대를 찾았다.
이번에 들어 간 곳은 Economy Hall Tent 이다.
텐트안의 분위기도 만만치 않게 뜨겁다.
딕시랜드 풍의 재즈 밴드의 연주가 흥겹게 펼쳐지는 가운데
사람들이 무대를 돌며 신이 났다.
저마다 개성있는 옷차림에 소형 우산을 들고 자기 만의 춤과 기분에 취해 있다.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노인 양반들부터 젊고 건장한 흑인 청년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딕시랜드 재즈가 불어 넣는 흥을 발산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들 속에서 흥을 함께 발산하기 보다는 그들을 구경하는 것이 더 재밌다.
블루스 텐트에 사람이 한 가득이다. 도저히 자리를 찾지 못해
재즈 텐트로 가봤다.
이 곳에서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빼곡히 차 있다.
하지만 잠깐 주변에 서서 공연을 보고 있는데,
사진 찍으러 간 줄 알았던 아내가 무대 앞 중간 쯤에서 얼른 오라고 손짓한다.
운 좋게도 빈 자리를 발견한 것이다. 아내 덕분에 명당 자리에 앉았다.
처음 보는 밴드이지만 음악이 정말 좋다.
특히 팀 리더의 연주가 돋보인다.
스윙 재즈를 할 때는 색소폰을 불며 연주하다가 이내 클라리넷으로 바꾸어 분위기를 이어 나간다.
컨츄리 풍의 곡으로 바뀌자 이번엔 하모니카를 들고 흥을 돋군다.
객석을 휘어 잡는 연주에서 노장 연주자의 내공과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급기야 백파이프까지 들고 나왔는데,
마지막 곡으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하자 모든 사람들이 따라 불렀고
텐트안의 뜨거운 열기는 뜨거운 감동으로 바뀌었다.
나는 결국...
아내가 보기 전에 얼른 눈물을 훔쳤다.
이렇게 오후 내내 페어그라운즈의 여러 공연장을 돌며 다양한 음악을 들었다.
잠시 쉬었다가 오늘의 하이라이트 공연을 보기로 했다.
보통 그날의 하일라이트 공연은 5시반에서 7시까지 가장 큰 노천 무대에서 열린다.
오래전부터 홍보 되어 온 오늘의 메인 이벤트 공연은
바로 토니 베넷과 슈가랜드 이다.
미국 팝음악을 중고교 시절 너무나 좋아했다.
공부보다는 빌보드 챠트를 외우고 다닐 정도였다.
동물원이라는 가수가 부른 노랫말 처럼
'~ ~ ~ 성문 종합 영어 보단 비틀즈가 좋았지 ~ ~ ~' 정말 그랬다.
하지만 그 이후 김민기, 들국화를 알면서 한국의 대중음악으로 관심이 바뀌었고,
어떤날과 서태지, 루시드폴 등등 이들이 내 관심을 계속적으로 붙잡아 두었다.
암튼 그 이후로 미국의 팝음악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데,
슈가랜드는 요즘 미국에서 굉장히 인기 있는 밴드 인 것 같다.
아큐라 무대에는 오전 일찍부터 많은 인파가 자리잡았었는데,
그들이 공연하는 지금 다시 와보니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있다.
내일은 나도 알고 있는 본조비의 공연이 있으니 더 많은 인파가 예상된다.
해외 토픽에서나 보던 유명 밴드의 공연 모습과 그 엄청난 분위기를 지금 보고 있는 것이다.
이 많은 사람들이 슈가랜드를 보러 왔겠지만 우리에게는 이 상황이 구경거리다.
간신히 길을 헤집고 또 하나의 가장 큰 공연장으로 갔다.
바로 토니 베넷을 보기 위해서다.
오늘 입장할 때 부터 우리의 마지막 일정으로 생각했었다.
토니 베넷은 익히 알고 있다.
유명한 곡들을 많이 불렀지만 개인적으로 그의 버전으로 부른 데니 보이를 좋아한다.
그리고 매력적인 목소리의 I Left My Heart In Sanfrancisco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바로 그 토니 베넷을 보게 되는 것이다.
벌써 공연은 시작되었고 너무나 많은 인파 때문에
더 이상 무대 가까이 갈 수도 없고, 무대는 너무 멀어 잘 안 보이고, 모니터는 시설물에 가려 있다.
너무나 안타깝지만, 그의 목소리는 분명히 들려온다.
여든이 넘었으면서 여전히 충분히 매력적이다.
동시에 노장들로 구성된 밴드의 연주 또한 충분히 훌륭하다.
이제 가야한다.
공항 가는 막차를 타려면 계산상 슬슬 가봐야 한다.
한 곡만 더, 딱 한 곡만 하다가 벌써 몇 곡을 들었다.
정말로 가야한다.
단호하게 뒤돌아 나선다.
토니 베넷의 목소리와 수많은 인파의 환호를 뒤로하고 돌아 가는 발 걸음 마다
오늘의 재즈 페스티벌이 나에게 준 엄청난 감동의 크기만큼
아쉬움의 크기 또한 크다.
토니 베넷의 노래는, 나에게 만은
I Left My Heart In Sanfrancisco 가 아닌
I Left My Heart In New Orleans 로 들려 온다.
샌프란시스코에 두고 남은 마음은 이제 뉴올리언즈에 모조리 두고 간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런지 ...
나의 마지막일지 모르는 재즈 페스티벌은 끝났고
나의 마지막일지 모르는 뉴올리언즈의 밤은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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