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출발이다.
영국에서 온 5명의 젊은 친구들과 일행이 되었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세멘터리 즉 공동묘지라고 해서 뭘까 궁금했었는데
가보니 기차 공동묘지다. 수명을 다한 기차를 모아 놓은 것이다.
소금을 채취하는 염전 마을을 거쳐
역시나 기념품을 판매하는 곳에서도 잠깐 머물고
이윽고 우유니 소금호수에 접어든다.
수 만년 전, 혹은 수 십만년 전,
바다였던 이 곳이 솟아 올라 육지가 되어
그 바닷물이 고여 있던 이 곳은 커다란 호수가 되었다.
그런데 유독 이 호수만 다른 곳으로 들어 오고 나가는 지류가 없어서
오랜 세월을 거쳐 물은 증발하고 소금만 남게 되었다.
이 곳 우유니 소금 호수는
어떤 이는 소금호수라고 하고 어떤 이는 소금 사막이라고도 한다.
원래 호수였으니 호수라고 불리지만
물은 없고 하얀 소금만 끝없이 펼쳐져 있으니 소금 사막이라고 하는 것도 틀린 건 아니다.
하여튼 이 가로 120 킬로미터, 세로 100 킬로미터, 12,000 평방킬로미터의
거대하고도 신비한 우유니 소금호수에 진입했다.
계속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과연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는 풍경일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바닥에 소금을 조금 떼어 맛을 보니 정말로 짠 소금이다.
이 소금이 지평선을 만들며 끝없이 펼쳐진 이 곳은 정말 정말 장관 장관이다.
지금 이곳은 계절상 겨울 건기인데,
여름 우기에는 또 다른 신비함을 보여준다고 한다.
비가 내려 바닥에 물이 살짝 고이면 하늘이 그대로 반사되어 지평선이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
즉 하늘과 땅의 구분이 사라지는 묘하디 묘한 광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광활하고 신비한 소금호수 한 가운데에 내리자
모두들 감탄과 함께 동심에 세계로 돌아 간 듯 하다.
우리도 다를 바 없이 사진찍기 놀이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소금호수 중앙에는 섬이 하나 있는데
물고기 모양을 하고 있다 해서 물고기 섬이다.
이 섬엔 잉카인들이 심었다는 전설을 가진 선인장들이 사람의 키보다 훨씬 높게 자라고 있다.
이 섬은 산호초로 이루어져 있어서 옛날 이 곳이 바다였다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 곳에서 둘러 보는 소금호수의 풍경이야말로 장관이다.
뭐라 표현해야 될지 몰라 그냥 묵묵히 숙연하게 바라 볼 뿐이다.
늦은 점심을 먹었다.
다른 차는 식사담당하는 아줌마가 동승하는데
우리 차는 아저씨 혼자 다하신다.
운전해야지, 가이드로서 설명해야지, 끼니마다 식사 준비해야지, 바쁘시다.^^
다시 소금호수를 가로 질러 달린다.
지평선을 향해 달리는 차는 가도 가도 지평선만 보일 뿐이다.
이정표도 없다. 차도도 없다.
다만 먼저 앞서갔던 차들이 다져 놓은 흔적을 따라 갈 뿐이다.
몇 시간을 달려 하얀 땅을 벗어나 황토색과 갈색의 땅에 올랐다.
언덕을 조금 올라 우리의 첫 숙소에 다다랐다.
허름한 숙소일 뿐인데, 어스름에 소금호수를 내려다 보는 전망이 멋지다.
숙소 뒤 서쪽으로 해가 지는데 동쪽 소금호수 방향으로 노을이 물든다. 신기하기만 하다.
오늘 신비스러운 기운에 취한 하루다.
오늘 본 광경이 지구에서 존재하는 풍경일까?
이 곳이 지구별이 맞을까?
오늘은 지구별에서 보낸 가장 특별한 하루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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