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밝았다.
동쪽의 소금호수에서 떠오르는 태양이 눈부신다.
투어의 둘째날이다.
아침을 서둘러 먹고 다시 지프차에 짐과 사람을 가득 싣고 출발한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산후안 이라고 하는 마을인데
야마 사육으로 유명한 곳이다.
야마는 이 곳 사람들에게 고기와 가죽을 제공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귀에 무슨 장식을 달고 있는 모습이 귀엽게 보인다.
이제 서서히 알티플라노의 비경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볼리비아는 동서로 반을 나눠보면 동쪽은 아마존과 가까운 셀바라고 하는 밀림으로 고도가 낮고
서쪽은 안데스 산맥이 가로지르는 고원이다.
특히 서남쪽 우유니가 속해 있는 포토시 주의 해발 4000 미터 전후의 대평원을 알티플라노 라고 한다.
우유니 소금호수도 이 알티플라노 지역에 속한다.
작년에 EBS에 방영했던 이 곳에 관한 방송을 봤는데
제목이 '극한의 아름다움' 이었다.
그만큼 이 지역은 신비한 비경들을 숨기고 있다.
알티플라노는 소금호수 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일반 호수들이 있고,
눈에 덮인 설산과 화산활동으로 생긴 다양한 풍경을 연출한다.
용암이 분출하여 흘러 그 모습 그대로 굳어버린 곳도 있다.
호수와 둘러싸고 있는 산들이 이루어내는 풍경 또한 신비스럽다.
붉은 빛을 띄고 그 자체로도 아름다운 또 다른 호수는
홍학(플랑멩고) 무리의 이쁜 자태에 그 아름다움을 더 하고 있다.
플라멩고는 태어날 때는 흰색인데
호수를 붉게 만드는 플랑크톤을 먹게 되면서 붉게 변해 간단다.
계속해서 펼쳐지는 황량한 사막과 그 너머에 신비스럽게 솟아 있는 산들을 지나간다.
그 사막 한 가운데 이상한 생긴 돌 무더기가 있다.
화산의 용암이 분출할 때 일부가 불똥처럼 튀어 나가 굳어 버렸다 한다.
밤이 머지 않아 라구나 콜로라도에 도착했다.
얼마남지 않은 환한 기운에 서둘러 짐을 풀고 서둘러 호수가 내려다 보인는 언덕으로 향한다.
라구나 콜로라도는 알티플라노에서 가장 큰 호수이고
플라멩고 무리가 장관이라고 하는데 플라멩고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제대로 보진 못했지만
해 질 무렵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접할 수 있었다.
오늘 하루 알티플라노의 극한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잘 짓고 숙소로 돌아왔다.
극한의 추위와 극한의 열악한 환경이다.
바지를 두 개를 껴 입고, 셔츠를 네 개, 점퍼를 두 개 껴 입었지만
살 속 까지 한기가 파고든다.
화장실은 얼어 붙어 물도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노천(?) 화장실을 이용하는게 편하다.
극한의 아름다움을 만끽한 후 감수해야 할 원초적 불편함들이 있다.
우리는 큰 볼 일을 보지 않으려 저녁을 조금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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