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유럽

2009_10_06 그리스_산토리니 : 무라까미 하루끼와 닭백숙

에어모세 2009. 10. 23. 03:32

 

 

 

 

 

 

 

 

 

 

 

 

 

 

 

 

 

 

 

 

 

어제 렌트한 자동차의 반납 시간을 꽉 채우기 위해

오늘 아침 졸린 눈을 비비고 우리는 다시 이아 마을로 갔다.

 

오늘도 역시,

엽서 사진을 재현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 또한 이어졌다.

 

 

 

숙소로 돌아와

'이쁘고 맘씨 고운' 처자들은 다른 투어를 하러 나가고

우리는 숙소에 남아 모처럼의 여유를 즐긴다.

 

사실, 난 쉬는 것도 나름의 의도가 있었다.

감히 무라까미 하루끼 따라잡기를 시도하기 위해서였다.

 

 

여행자들의 여행기를 보면 가끔,

" 멀리서 들리는 먼 북소리 ... ... ..."  어쩌구 저쩌구...

무라까미 하루끼의 '먼 북소리' 라는 수필집의 글귀를 인용하곤 한다.

 

그 글에서,

무라까미 하루끼는 몇 년 동안 에게해의 섬들을 돌며, 혹은 몇 달씩 머물면서

그의 대표적인 명작들을 집필한 과정들을 담고 있다.

 

나 또한 감히,

어줍잖게 그 흉내를 내고자 컴퓨터를 켜고 블로그에 올릴 글을 써본다.

 

 

ㅋㅋㅋ ㅋㅋㅋ

흉내는 흉내일 뿐,

 

만사가 귀찮고,

좋은 날씨는 오히려 나를 나른하게 만든다.

 

무라까미 하루끼는 이 곳에서 많은 명작을 남겼고,

나는 이 곳에서 많은 명상, 아니 잡념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나름의 추억은 남기려나... ㅋㅋ

 

 

내가 쓸데없는 생각으로 나른함에 취해 있는 동안

하루가 저물고

아내와 '이쁘고 맘씨 고운' 처자들이, 산토리니에서의 잊을 수 없는 마지막 추억을 만들고 있었다.

그 이름하야... 닭백숙 만찬...

또 하나의 결코 잊을 수 없는, 조촐하지만 우리에게는 무지기 성대한 만찬이 벌어졌다.

 

무라까미 하루끼는... 무슨... ㅋㅋㅋ

 

산토리니에서 우리들만의 행복한 밤이 저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