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유럽

2009_10_30 프랑스 : 힘겨운 파리 입성

에어모세 2009. 11. 11. 20:46

 

오늘은 유레일 패스의 마지막 날이다.

내일부터는 기차를 타려면 해당 티켓을 구입해서 타야 한다.

그래서 그나마 오래 머무르려고 하는 프랑스 파리에 도착하면서 유레일 패스를 마무리 하려 했던 것이다.

 

그냥 여유있게 테제베(TGV)를 타고 주간 이동하면서 파리로 갈 예정이다.

점심은 어디서 먹을까? 아비뇽? 리용? 디종? 아니면 그냥 파리로 바로 가던지... 생각하며

별 부담없이 여유있게 숙소를 나섰다.

 

오전 10시 경 숙소를 나와

슈퍼에 들러 아침식사용으로 긴 바게트 빵을 하나씩 사서 들고는 기차역으로 갔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오늘 파리로 가는 모든 열차의 좌석이 매진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 좌석 티켓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예약하는 것인데

어쨌든 좌석이 있어야 구매든 예약이든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가 크다.

유레일 패스가 만료되는 오늘 안으로 파리에 가지 못하고,

내일 이후에 파리에 가게 되면, 그 교통비를 고스란히 치뤄야 하기 때문이다.

모르긴 몰라도 떼제베(TGV)의 경우, 1인당 100 유로는 훨씬 더 지불해야 할 것이다.

 

발을 동동 구르며,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직원에게, 직행이 아니더라도 연결편을 알아봐 달라고 애원하듯 계속 부탁했다.

 

고맙게도 그 직원은, 계속 자판을 두드리며 이렇게 저렇게 조회해 보더니

너희들 운이 좋다고 하면서 연결편을 만들어 주었다.

 

휴~~~, 한숨 돌렸다.

 

먼저 지역 열차를 타고 마르세이유로 가서,

마르세이유에서 리용행 떼제베, 다시

리용에서 파리행 떼제베로 갈아 타고 오늘밤 늦게 파리에 도착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애초 생각한대로 리용에도 들르게 되었다.^^

 

다시 여유를 부리며 점심을 먹고 마르세이유행 기차에 올랐다.

  

 

 

 

 

 

니스를 출발해 칸느를 지나 마르세이유까지의

프랑스 남부의 지중해를 따라 가는 길이 너무나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에 취해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

문득 시계를 보니 예정 시간을 훨씬 넘기고 있었다.

 

마르세이유 도착한 다음, 다시 1시간 후, 리용행 기차를 타야 한는데

조금 연착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그 다음 연결기차를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기차는 속도를 더 내지 못하고 더디 가며 연착시간을 더 늘리고 있다.

그렇다고 내릴 수도 없고...

설마 무슨 수가 있겠지 생각해 보지만, 다시 걱정 되기 시작한다.

 

 

마르세이유 발 리용 행 기차가 떠날 시간이 훨씬 지나 니스를 출발한 기차가 마르세이유에 도착했다.

 

앞 뒤 잴 것 없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음 기차를 타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역시나 우리가 타야 할 기차는 출발하고 없다.

 

다시 기차 사무실로 뛰어 갔다.

사무실이 북새통이다.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승객들이 꽤 많다.

왠지 마음이 놓이고 잘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차례가 되어, 온 몸이 땀으로 젖은 체, 숨을 헐떡거리며 상황을 설명하니

직원이 우리의 티켓에다 직접 장문의 글을 쓰더니 도장을 꽝 찍고는

30분 후 출발하는 파리행 기차에 일단 승차해서, 해당 직원에게 보이라고 했다.

 

다시 숨을 고르고, 땀을 식히고, 기차에 올랐다.

직원이 바쁜 지 우리보고 기다리라고 하고는 왔다 갔다 정신이 없다.

우리는 아무 자리나 앉아 있다가 주인이 오면 비켜주는, 메뚜기 신세가 되었다.^^

 

머지 않아 직원이 우리에게 자리를 배정해 주었다.

 

떼제베가 빠르긴 빠르다.

마르세이유와 파리는 지도상으로 봐도 한반도를 가로지를 만한 거리인데

세 시간여 만에 파리에 도착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했다.

하지만, 애초 생각했던 것 보다 일찍, 그리고 덜 갈아타고 왔다.

 

여행하면서 매번 느낀다.

새옹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