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두 번 가본 적이 있다.
한번은 혼자 런던만 짧게 머물렀었고,
또 한번은 역시 런던에서 아내와 함께 일주일 동안 축 늘어져 있다가 뮤지컬만 세 편 보고 다른 곳으로 떠났다.
영국의 추억은, 아니 런던의 추억은 희미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가 볼 마음이 큰 것도 아니었다.
대전 프로젝트 출장(2019.03 ~ 2019.08)으로 인해 '주말가족' 생활 중이던 지난 6월의 어느 주말,
"하린아, 8월 중순에 아빠 대전 프로젝트 끝나면, 너 남은 여름방학에 맞춰 바로 휴가 가질 생각인데,
그때 우리 뭐하면 좋을까?"
"아빠, 우리 여행가면 안돼?"
"여행? 꼭 가보고 싶은 데라도 있는 거야?"
"영국!! 영국 가서 축구 보고 싶어, 실제 경기 못 보면 경기장이라도 가보고 싶어."
"그래? 아빠는 만약에 여행을 가게 된다면 쿠바가 1순위고, 영국은 10위권 밖인데..."
"그럼, 난 영국이 1순위! 쿠바는 100위권 밖으로 할래!"
하루 이틀 정도 국내의 괜찮은 곳도 돌아보고, 수영장도 가고,
집을 거점으로 하린이와 함께 이렇게 저렇게 다양한 시간을 보낼 요량으로 꺼낸 대화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대화를 장난 식으로 유도해서 흐지부지 끝내려 했는데......
"에라, 모르겠다."
희미한 런던의 추억을 진한 영국의 추억으로 만들어 보련다..
대전 출장 수당의 사용처를 순간 결정해 버렸다.
"여행? ... 하린이와 둘이 다녀와...
아빠와 아들의 여행 ... 폼 나잖아 ..."
아내가 쿨한 척 반응했지만, 나는 잘 안다.
아내가 나와의 여행을 꺼려한다는 것을...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둘이 함께 했던 시간이 아내에게 있어서는 꽤 힘들었던 시간이었다는 것을...
나는 행복한 여행을 꿈꾸지만
아내는 행복한 일상을 꿈꾼다.
여행의 기억을 어떻게 남기고
그걸 또 어떻게 미래의 하린이에게 전달해줄 수 있을까?
음... 이게 좋겠다.
페이스북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동안 방치했던 블로그에 접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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