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북미

2009_06_06 미국_훼잇빌 : 동화야, 너는 뭐가 그리 좋니...

에어모세 2009. 6. 11. 00:24

 

배낭을 여러 번 쌌다 풀어다를 반복했다.

옷 한가지도 넣었다 뺐다, 이 물건을 살까 말까,

어제는 꼭 필요한 것 같다가도 오늘은 필요없을 것 같고...

 

미리 미리 준비를 한다고 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이러는 게 어쩔 수가 없다. ㅋㅋ

 

암튼 모든 짐은 다 싸서 한 켠에 두고,

머리를 깎아 보자.

 

 

동생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여행 기간 동안, 내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머리를 길러 보고자

그냥 앞과 옆머리만 살짝 다듬었다.

동생이 조금 부담(?)을 가진 것도 같다.

어떻게 깎던 나야 상관 안하지만, 누군가가 머리 어디서 깎았냐고 할까봐 은근히 부담을 갖는 것 같다. ㅋㅋㅋ

 

목욕재계하고 면도도 말끔히 했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많은 게 불편하지만, 반대로 가장 편한 것 중에 하나가 면도를 매일 안해도 된다라는 것이다.

직장생활 하는 동안 하루 걸러 면도하는 것도 꽤나 큰 일이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고

동생네가 우리를 공항까지 데려다 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먼저 동화와 사진을 찍었다.

이 녀석, 삼촌과 헤어지는 걸 아는 지 모르는 지

비행기 보러, 엄마 아빠, 숙모 삼촌 모두 함께 차타고 간다니 좋아서 신이 났다.

 

 

동생이 준비한 김밥까지 함께 먹으니

동화는 완전 소풍 온 기분이다.

 

 

 

공항에 도착해서, 일단 수속을 마치고

동생이 또 준비한 간식을 먹으며

마지막으로 동화와 장난도 쳐본다. 여전히 신났다.

 

이제 탑승을 위해 게이트로 들어간다.

매제와 동생과 인사하고 돌아서니

동화가 울음을 터뜨린다.

더 이상 볼 수가 없어서, 그냥 뒤돌아 들어가 버렸다. (자식... 금방 우리 잊어버릴 거면서...)

 

 

뉴욕에 도착했다.

걱정했던 거 보다 그렇게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다.

연결편이 아니라 완전히 별 개의 다른 비행기 이므로 짐을 다시 찾아 들고 해당 터미널로 이동해서 다시 수속을 한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만 엄선해서 배낭을 꾸렸건만,

이눔의 짐, 그냥 버리고 가고 싶다. ㅜ.ㅠ

 

 

페루 리마행 비행기가 뉴욕 JFK공항 활주로를 이륙한다.

그동안 막연히 동경만 해왔던 신비의 땅, 남미로 드디어 날아간다.

 

캄캄한 비행기 작은 창으로 4개월 간의 미국생활이 스쳐 지나간다.

 

동화야! 건강하게 착하게 잘 지내...

동화아빠야! 그동안 정말 정말 고마웠어...

동화엄마야! 무슨 말이 필요하겠니? 열심히.. 즐겁게.. 가족을 위해... 그리고 니 자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