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남미

2009_07_29 칠레_산티아고 : 남미 여행과 영화

에어모세 2009. 8. 3. 23:12

산티아고 있는 동안에 근교에 있는 두 도시

발파라이소(Valparaiso)와 비냐델마르(Vina del mar)에 당일치기로 다녀 올 생각이었다.

발파라이소는 칠레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로 예전엔 큰 영화를 누렸지만 지금은 쇠퇴해

서민적인 분위기로 알려졌는데, 칠레의 문화적인 수도라고 일컬어 진다.

비냐델마르는 최근에 각광받는 화려한 휴양 도시란다.

 

특히 발파라이소는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고향으로 그가 사랑했던 도시이고

그의 기념관 및 그를 소재로 한 영화 '일포스티노'의 촬영지 등 그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게으름을 피우다 보니 오전 시간이 가버렸다.

점점 시간이 가니 발파라이소와 비냐델마르에 가려는 생각보다 그냥 있자는 생각이 더 커진다.

점심때가 되자, 결국 포기하고 그냥 있기로 했다.

 

 

아무리 시간이 많이 주어진다고 해도 모든 곳을 여행할 순 없다.

한정된 시간과 비용하에서는 선택과 포기를 잘 결정해야 한다.

여행지를 선택할 때 그 동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참 많다.

바로 넘쳐나는 여행 정보인데, 가이드북, 인터넷, 만나는 여행자들의 입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얻게 된다.

그 정보를 가지고 자신들의 고유한 판단에 의해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 고유한 판단 중에 또 하나의 큰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영화라는 매체이다.

물론 책, 그림, 음악, 등등 다양할 수도 있다.

지난번 미국에서 유럽편 론리플레닛을 읽다가 유럽여행을 가기 전에

이런 저런 영화를 보면 좋겠다 싶은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여행 떠나기 전, 이제 조금있으면 만나게 될, 브라질에 사는 친구가

남미여행 하기 전에 꼭 보고 오라는 영화가 있었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일 포스티노', '산티아고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해피투게더'(?, 아비정전?), '미션' 등등

'미션'을 제외한 나머지 영화는 보지 못했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를 보았다면

볼리비아 바예그란데에서 뿐만 아니라 남미 전역에서 체게바라의 숨결을 느꼈을 것이고,

'산티아고에는 비가 내리지 않는다' 를 보았다면

모네다 궁전에서 아옌데의 결연함이 더 절실했을 것이고,

'일 포스티노' 를 보았다면

그렇게 쉽게 발파라이소를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고

'해피투게더' 를 보았다면

앞으로 보게 될 부에노스 아이레스와 탱고를 보는 느낌이 더 깊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아쉬움만 남는다.

이과수 폭포에서, 제레미 아이언스와 로버트 드 니로 를 생각하며

스크린 밖으로 물이 튈까봐 걱정했던 기억만을 되살리는 수 밖에...

 

이 영화들을 섭렵하고 다시 한번 남미 여행을? ㅋㅋㅋ

 

 

오후가 되어서야 어슬렁 거리며 숙소를 나왔다.

시간도 별로 없으니 오늘은 한 곳만 갔다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출발했다.

그런데 가지고 있는 책 두 권이 각각 위치가 다르게 나와 있다.

할 수 없이 물어 물어 찾아가려 하니, 숙소 바로 옆 건물이다.

이리 허무할 때가... ㅋㅋㅋ

 

 

 

Museo de la Solidaridad Salvador Allende.

뮤지움 이름의 뜻을 아직도 정확히 모르겠는데, 난 그저 아옌데 뮤지움으로 생각하고 들어 갔다.

아옌데 관련 자료들이 있겠거니 했는데, 다양한 나라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생각보다 위치를 쉽게 찾았고, 생각보다 작품을 이해하기 힘들어,

일찍 나와보니 아직 해가 길게 남아 있다.

장이나 봐서 칠레에서의 마지막 저녁을 맛있게 해먹자고 아내와 의기투합해 대형 마트에 갔다.

아직도 그 맛은 모르지만 진열되어 있는 와인을 보니 흐뭇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