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우리의 숙소는 역시나 한인민박이다.
현지의 저렴한 숙소보다도 오히려 더 경제적이고
여기서 만난 이들과 얘기도 많이 나누고, 많은 정보도 얻었다.
파리도 마찬가지지만
그동안 유럽에서 만난 이들이 유럽에 온 배경들도 다양하다.
신혼여행 온 신혼부부,
배낭여행 온 대학생,
직장생활 중 잠시 휴가를 내 온 직장인,
아예 직장을 관두고 온 사람,
출장왔다가 잠시 들른 사람,
그리고 우리...
이 곳 숙소에서 우리를 챙겨주시는 분은 일명 조선족, 중국동포 아주머니시다.
주인이 따로 있다는데, 우리가 머무는 동안에는 뵌 적이 없다.
오히려 주인이 없으니 일하는 분도 더 잘해 주시고 우리도 눈치 볼 일이 없어 좋았다.^^
아주머니가 음식솜씨도 좋으시고 마음도 착하시다
한국에서도 몇 년 동안 식당일을 하셨단다.
여기까지 오게 된 구구한 사연을 다 듣진 못했지만
돈이 조금 더 모이면 흩어진 가족들을 모아 고향에서 살고 싶다며,
만감이 담긴 깊은 한숨을 뱉으신다.
여행을 온 이들이던 현지에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이들을 통해,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보게 된다.
다양한 이유로 이 먼 곳까지 오게 되었고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살고 공부하고 여행한다.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각자의 상황을 누리고 헤쳐나간다.
현지인들의 삶 또한 마찬가지이겠지만
그 현지인들 틈 속에 한국인들의 모습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여행을 하며
국적이라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국가,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숱한 전쟁과 반목이 있어 왔고
지금도 편견과 차별이 엄연하게 존재하니
차라리 그런 개념은 없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언어와 내 몸에 체화된 모든 습성과 정서에 의한 공감을 거부하거나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더구나 한국 사회 밖에서 이루어지는 공감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여행 중 만난 한국인들은 반갑기도 했을 뿐 아니라
많은 도움을 주고 받으며 다른 어떤 현지인들 보다 각별했다.
그건 그렇고,
암울했던 시절,
홍세화씨는 한국에서도 프랑스에서도, 두 나라에서 모두 이방인으로 살았지만
그 시절을 변화시켜 온 이들의 노력에 의해 지금은
우리의 여행도, 여행 중의 잡념도 가능했으리..
이제 프랑스 파리를 떠나 체코 프라하로 간다.
고맙게도 우리의 짐을 맡아 준 한인숙소 주인어른들과 반갑게 만났다.
이들 또한 또 다른 삶의 모습으로 한국과 멀리 떨어져 살지만
역시나 우리와 공감하는, 아니 우리가 고마워하는 한국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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