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북미

2009_02_27 미국_몬타나 : 록키 산맥 넘기 3

에어모세 2009. 3. 13. 07:20

색다른 분위기의 아침을 맞는다.
지금까지 묵었던 숙소와 비교하여 시설이나 편의성에서는 떨어지지만
나름의 호스텔 분위기를 느껴봤다.
내부 장식의 느낌도 좋고 무엇보다 눈치 안보고 취사를 할 수 있어서 좋다.ㅋㅋ

 

 


잠깐 숙소를 나와 아침 산책을 나섰다.
온 동네가 하얗다.
어둔 밤이라 어제는 몰랐는데, 오늘 보니 동네가 참 이쁘다.

 

상쾌한 마음으로 이쁜 동네를 구경하며 산책하고 왔지만
가야 할 길을 생각하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
다시 길을 나선다.


일단 날씨는 화창하게 개었다. 다행이다.
고속도로는 평상 시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제설이 되었는데
보이는 록키산맥의 대평원 지역은 온통 눈으로 덮혀있다.

 

 

 

 

 

그런데

큰 문제가 생겼다.

우리의 여정 중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큰 도움을 줬던 우리 여행의 1등공신 네비게이션이 가르쳐 준 길이

제설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네비게이션은 자기 나름대로 가장 빠른 길을 알려 준 거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지름길이 아닌 안전한 길이다.

 

그나마 제설이 되어 있는 고속도로를 따라 갔어야 하는데

고속도로를 나와 국도에 접어드니 도로 상황이 점점 안좋아지는데

조금만 가면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계속 가다보니 도로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상태는 안좋아지고

지금까지 온 거리가 아까워 되돌아 가지도 못하고

모두 긴장 속에 갈 수 밖에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밖의 기온은 영하 18도나 내려가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 외에 오가는 차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참을 다른 차가 보이지 않으니 약간 두려움도 들었다.

 

 

마침 이 곳은 리틀 빅 혼 지역이라고 해서

일명 인디언, 즉 Native American 미국 원주민 수 족이 미국 기병대와 처절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다.

수 족은 이 지역과 사우스다코타 지역에 걸쳐 살았었다고 한다.

이 지역을 호령했던 수 족의 말 달리는 모습을 상상할 겨를이 없다.

우리부터 안전하게 벗어나고 볼 일이다.

 

 

다행히 너무 늦지 않게 오늘 목표했던 사우스다코타 주의 래피드시티에 도착했다.

원래는 이틀만에 올 계획이었지만, 3일만에 왔다.

그래도 무사히 온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저녁에 얘기듣길 모두가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저마다 극도의 긴장상태였다고 했다.

오늘 푹 쉬고, 내일 이 근처 관광에 나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