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남미

2009_06_18 페루_쿠스코 : 공부는 무슨... 축제나 즐기자

에어모세 2009. 6. 23. 22:53

 

이번 주 일주일 동안 우리는 이 곳 쿠스코에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다.

하루 오전 4시간씩 수업하는데

암만 생각해도 우리가 실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출발 전, 한국에서 3개월 정도 남미에 머물르려면 스페인어를 좀 아는게 낫겠다 싶어

이래 저래 생각 끝에 미리 예약을 했던 건데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 기준으로서는 상당히 큰 비용 지출이 있었고, 시간적으로 1주일 동안 쿠스코에서 묶여 있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단 1주일간의 스페인어 수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미국에 이어 때 아닌 학생으로서의 생활로 돌아가 보니

여전히 공부는 하기 싫고 놀 궁리만 하게 된다. ㅋㅋ

그래도 좋은 친구들을 만난 걸 위안으로 삼고 싶다.

 

 

 

스위스에서 온 스테판, 폴란드에서 온 마르틴, 호주에서 온 해일리, 그리고 코리아에서 온 박지형^^

 

오늘은 시장에 나가 현장의 단어를 공부한다기에

교실에서 공부하기 답답한 우리는 얼씨구 하고 따라 나섰다.

금방 까먹긴 했지만 선생님이 시장의 여러 물건들의 단어 뜻을 알려주며 다녔는데

사실 그냥 시장을 둘러보는 자체가 더 재밌다.

 

지금 쿠스코는 축제 중이다.

북반구는 하지, 남반구는 동지인 6월 24일이 바로 인티 라이미(태양의 축제) 인데

잉카시대부터 내려 온 전통 축제로서 리오 카니발과 더불어 남미 3대 축제 중에 하나라고 한다.

 

그런데 이 날 하루만이 축제가 아니고

6월24일이 정점을 이루며 6월 한 달 전체가 이들에게는 축제의 날이다.

지금 쿠스코는 축제로 한창 들떠 있다.

 

오늘 시장 현장 학습을 마친 아내와 나는

1주일이라는 짧은 수업 기간이므로 예습 복습을 충실히 하며 효율적으로 보내야 하는데

공부는 무슨... 축제를 보러 나간다.

 

 

브라스 밴드를 앞세우고 행진하는 대열이 줄지어 간다.

브라스 밴드의 음악이 흥을 돋우고

행진 대열의 의상과 몸짓도 재밌고

몰려든 인파를 구경하는 것도 재밌다.

매일 이 아르마스 광장에 나와 벤치에 앉아 햇볕을 쏘일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쿠스코의 성당과 교회에는 많은 성인들의 '상'이 있는데 (조각이라고 해야 하나 인형이라고 해야 하나..)

이것들을 여러 사람이 들춰매고 광장을 한바퀴 돈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는데 성당과 교회에 갇혀 있던 성인들이 여러 사람 앞에 보여지는 것이 흥미롭다.

많기도 많다. 그 행렬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각 성당과 교회들에 안치되어 있는 성인들이 이렇게 많은 지 놀라울 뿐이다.

들춰 맨 사람들은 힘들어 인상을 쓰지만 보는 사람들은 그저 재밌다.

잠깐 20분정도 해가 쨍쨍한 상태에서도 세차게 소낙비가 내렸는데도 행렬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진한다.

 

 

 

햇볕이 좋은 한가한 오후 나절, 이 아르마스 광장 벤치에 앉아 햇볕을 쐬며

수다를 떨며 저 멀리를 바라 보는 쿠스코의 생활은 두고 두고 기억될 것이다.

이렇듯 한가한 아르마스 광장의 또 다른 축제의 모습은 또 다른 재미와 추억을 가져다 준다.

 

 

축제의 분위기는 밤까지 이어진다.

단순히 이어지는 게 아니고 더욱 분위기가 고조된다.

쿠스코의 축제의 밤은 깊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