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를 하는데
무뚝뚝한 이모부, 뭔가를 계속 이모에게 말한다.
알고 보니, 우리에게 어디 어디를 가보라고 여행 가이드를 해주신 거였다.
우리가 집을 나서니 큼지막한 지도와 두툼한 베를린 안내 책자를 건네 주신다.
원래, 겉으로 무뚝뚝해 보이는 분들이 알고 보면 정 많고 세심한 것 같다.^^
체코 프라하와 마찬가지로 독일 베를린도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
그래도 하루 패스를 끊고 부지런히 다녀볼란다.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베를린의 중심에 있는 포츠담 광장과 소니센터이다.
소니가 지었는 지 그 배경은 모르지만
현대적인 도시 베를린을 잘 보여주고 있는 건물임은 확실하다.
다음 찾은 곳은 악기 박물관이다.
나도 나지만 아내가 특별한 관심을 갖는다.
이건 악기라기 보다는 명품 가구 같은 2-300 년 전의 악기부터
현대의 전기를 이용한 악기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어서 베를린 필 하모니 연주홀로 갔다.
1시간 짜리 가이드 투어를 받았는데,
카라얀의 지휘에 맞춰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환청이 들리며
묘한 떨림과 가슴 벅참이 한 시간 내내 이어졌다.
무대 한 쪽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는 노 연주자의 내공이 그대로 전달된다.
여러 소국으로 나뉘어 있던 독일을 독일 제국으로 통일 시키고 건설한
독일 제국의회 의사당이, 그 시절 독일 제국의 위용을 과시하려는 듯 우뚝 서 있다.
20 년 전, 바로 이 곳에서 동서독 통일 조약도 체결되었다.
한 때 동서독 분단의 상징이었지만
현재는 통일 독일의 상징이 된
브란덴부르크 문을 지나
2차 대전 시, 폭격을 받아 부서진 잔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카이저빌헬름 추모 교회에 들렀다.
그냥 보고만 있어도 전쟁의 참상이 전달되어 온다.
물론 극우세력이 존재하고 있겠지만
독일의 과거사 교육은 일본에 비하면 철저한 것 같다.
독일인들은 20세기 과거사를 대화의 화제로 꺼내려 하지는 않지만
학교 교육을 비롯한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후세에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될 비극임을 각인시키고 있다.
베를린을 동과 서로 나누었던 장벽은
이미 모두 해체되었지만 상징적으로 300 여 미터 정도 남아 있는 곳에는
거리의 화가들에 의해 풍자와 해학의 그림으로 채워졌고
또 하나의 베를린의 명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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