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유럽

2009_11_11 영국_레딩 : 사랑의 블랙홀

에어모세 2009. 11. 23. 05:46


원제는 모르겠지만
한국말 제목으로 사랑의 블랙홀이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이 아침에 잠에서 깨어 눈을 뜨면 매일 똑 같은 날이 반복되는데
처음엔 아주 힘들어 하다가 나중엔 그 상황에 적응해 가는.. 뭐..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이 곳 레딩에 며칠 머무르면서 그 영화가 갑자기 생각났다.
비슷한 하루가 반복되는 듯한 이 곳에서의 생활...


영화와 다른 것이 있다면
영화는 그 상황이 처음에는 아주 힘든 상황으로 그려지는데
난 지금 이 상황이 행복하기만 하다는 것. ㅋㅋ

 

 

여행하는 사람들과 얘기하다보면
가끔 블랙홀이라는 표현을 쓴다.


특정한 곳에 도착해서 있다가 예정했던 시간에 나오지 못하고
계속 머물렀을 때 쓰는 표현이다.
그만큼 그 곳이 매력적인 곳이라는 의미이다.

 

이 곳이 나에게 있어서 블랙홀이다.
굉장한 볼거리나 할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도
나에겐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다.


여행의 피로를 푼다기 보다는
여행의 욕심과 의지를 잠시 접어두고
게으름을 실컷 즐긴다.

 


염치없이 들러 붙어 있지만 그래도 형이라고 깎듯이 대해주는 동생과
친절하면서도 싹싹한 제수씨 덕분에, 그리고
얼굴도 잘 생긴데다 또래 아이들 보다 감정 표현이 풍부하여
함께 놀면 너무 귀여운 조카녀석으로 인해


이 곳은 우리 여행의 블랙홀이다.
사랑스런 이 가족과 함께 하는 사랑의 블랙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