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날씨가 좋고 안 좋다라는 것이 적당한 표현은 아닐 지도 모른다.
태양과 비와 바람 모두가 지구를 유지해 나가는 자연현상이고,
여행하는 입장에서도
맑으면 맑은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나름의 느낌이 있는 것이다.
말이 그렇다 하더라도, 사실, 맑은 날이 당연히 편하고 좋기야 좋지...^^
오늘도 여전히 날씨가 안좋다.
비가 오면 비만 오던가, 우산 쓰고 천천히 다니면 되니까...
바람 불면 바람만 불던가, 아주 추운 겨울바람이 아니라면 시원하고 좋지 뭐...
그런데, 비와 바람이 동시에 내리고 불어 제끼니
우산도 소용없고 불편하기 그지 없다.
사진찍는 것은 둘째 치고 걸어 다니기 조차 힘들다.
에딘버러? 리버풀? 캠브리지?
이 날씨에 어딜 가나...
그냥 런던이나 돌아 볼란다.^^
게을러진 몸과 마음이 날씨를 핑계로 오늘도 런던에 머무르기로 했다.
그리고 영국을 떠나 중동에 들어가기 전에
꼭 필요한 가이드 북을 준비해야 하기에
비바람을 뚫고 숙소를 나섰다.
이런 날씨에 왠 사람들이 길거리에 그리 많은 지...
서점을 찾아 가는 길에
오늘도 뮤지컬 극장에 들렀다.
위윌랔유(We Will Rock You),
맘마미아가 아바의 노래를 엮어 스토리를 만든 뮤지컬이라면
이것은 퀸의 노래로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퀸을 아는 이들에게는 무지 흥분하게 만드는 뮤지컬이라기에 호기심이 났다.
이런...
싼 티켓은 매진됐고
주말이라 학생 할인도 안된단다.
뮤지컬을 볼 만큼 봤다는 생각에 포기하고 다시 서점으로 향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서점에 가면 여행 가이드북이 넘쳐난다.
요즘은 거의 모든 나라의 여행정보 책자가 나올 정도이다.
이렇게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나라의 가이드북이 많지만
론리 플레닛(Lonely Planet)이야말로 여행자의 바이블이라고 불린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나라편이 출간될 뿐만 아니라
정보의 정확성이라는 측면에서 단연 최고이고
저예산 배낭여행의 관점에서 쓰여져 있어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가이드북이다.
단점이 있다면, 영어로만 씌여져 있다는 것인데
번역본이나 한국 출판사에서 나온 다른 책자들을 현지에서 구할 수도 없고
한국에서 공수하기에는 비용이나 시간적인 문제가 있기에 할 수 없다.
여기서 잠깐,
제대로 정독은 못해봤고, 잠깐 훑어 본 거긴 하지만
론리 플레닛 한국편에 재밌는 두가지 내용이 있다.
하나는, 한국에서 가장 흥미있는 여행지로 남대문, 동대문 시장이 첫번째로 꼽혔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한국은 화장실이 깨끗하고 무료라고 나와 있다는 것이다.
우리 생각에,
첫번째는 좀 의아하지만
두번째 화장실 이야기는, 그들 눈에 특별하게 비춰지는 것이 다분히 이해가 간다.
1970년대 초, 육로로만 세계일주를 했던 호주인 부부에 의해 처음 씌여졌다는데
이름 또한 멋지지 않은가? ... Lonely Planet(외로운 행성)!
다행히 우리는 둘이 함께 다니니 외롭지는 않다.^^
어쨌든, 지금 외로운 행성을 찾으러
비바람을 뚫고 런던을 헤매고 다닌다.
처음에 들른 서점에 우리가 찾던 책이 있었는데
다른 서점도 들러보겠다고 가보니 그곳엔 없었다.
다시 비바람을 뚫고, 숙소와는 반대 방향인 왔던 길을 다시 가기 뭐해
낼 모레를 기약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 오는 길에, 무슨 행사가 있는 지,
사람들이 모여 있고 버킹검 방향으로 마차의 행렬이 줄지어 간다.
그 행렬이 사라지니 곧 사람들이 흩어져 사라지고,
비는 잠시 그쳤지만 낙엽만이 뒹구는 거리가 스산하다.
만약에 나 혼자였다면 정말로 외로운 행성(Lonely Planet)이 될 뻔 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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