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중동

2009_12_07 터키_이스탄불 : 남은 일정을 확정짓다

에어모세 2010. 2. 25. 15:51

 

지난번 시리아 다마스커스에서

이미 우리 부부는,

예정보다 앞당겨 해를 넘기지 않고 올해 안에 한국으로 돌아 가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일정이 잡히는 것이 아니므로

원월드 항공 에이전시를 통해 우리의 남은 비행편을 올해 안으로 앞당길 수 있는 지를 타진하고

그 결과에 따라 중동과 아시아에서의 구체적인 경로와 일정도 다시 계획해야 했다.

 

 

몇 번의 수정끝에 어렵사리 비행편 변경이 확정되었다.

연말이라 비행편 조정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어쨌건 15일에 요르단 암만을 떠나 태국 방콕에 도착하게 되고, 며칠 머문 후,

다시 홍콩으로 이동, 23일 저녁, 드디어 한국에 도착하게 된다.

 

 

중동에서 보낼 남은 시간을 생각해 보니 마음이 급해졌다.

얼마 전, 한국으로 돌아 갈 마음을 정한 순간부터

중동에서의 시간이 여유가 없음을 알고 대략적인 경우의 수를 고민하고 있었다.

( 어떤 경우든 중동에서의 마지막 지점은,

  우리의 짐이 있고,  태국 방콕행 비행기가 출발하는 요르단 암만이다. )

 

 

하나는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시간을 모두 터키에서 보내는 것이었다.

일단 카파도키아 지역을 거쳐 이스탄불에 들어 왔지만

에페소, 셀죽, 파묵칼레 등등 또 다른 지역들을 들러 들러 다시 시리아를 거쳐 요르단 암만으로 돌아 가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금 이 곳 이스탄불에서 이집트로 날아 가서

3-4일정도 카이로와 룩소르 정도만 돌아보고 요르단 암만으로 들어 가는 것이고

 

끝으로 육로 혹은 항공편 등 가능한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스라엘을 3-4일 둘러 보고 요르단 암만으로 가는 것이다.

 

 

한정된 시간에 더 다양한 곳을 가보고자 하는 아내의 강력한 의사에 따라

일단 첫번째 생각은 접게 되었다. 그리고 나서

이스탄불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 이집트 카이로행 비행편을 알아 보았다.

 

인터넷과 여행사등을 통해 알아 본 결과

우리가 원하는 일자에는 500 불을 훨씬 넘어가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500 불 수준이나 그 이하를 예상했던 우리는 오랜 고민끝에 이 계획도 포기하고

육로로 이스라엘을 다녀 오는 마지막 루트를 선택하게 되었다.

 

 

 

아침 식사를 하고

남은 일정과 루트에 대한 모든 고민과 마음을 정리하고 짐도 정리하여 숙소를 나왔다.

먼저 버스터미널로 가서 오늘밤 안타키아행 야간버스를 예매했다.

터키 입국 시와 마찬가지로 시리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안타키아로 가야한다.

시리아를 거쳐 요르단에 들어간 후, 내일 모레 쯤, 바로 이스라엘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아쉬운 이스탄불의 아니 터키에서의 마지막 여정을 보내기 위해 오늘도 길을 나섰다.

 

 

 

매번 지나 다니면서 아직 들어 가보지 못한 블루모스크를 찾았다.

규모나 분위기면에서 참 잘 해놓은 곳이면서, 동시에,

내 생각엔 중동의 모스크(이슬람 사원) 중에 가장 상업적인 관광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터키가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문명의 교차로 라고 일컬어 지게 된 배경에는

바로 지정학적인 요인이 자리잡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다.

 

옛 로마 지배하에서는 로마 문화가 번창하였고

크리스트교가 당시 로마, 즉 유럽 전체로 전파되는 길목으로서 크리스트교의 선교지가 되었다.

 

로마가 서로마와 동로마로 갈라진 후에는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은 동로마의 수도가 되었고,

크리스트교 정교회로 불리며 로마 카톨릭과 구분되는 동구권의 크리스트교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그후, 투르크족의 지배하에서 현재 터키 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종교적으로는 이슬람, 문화적으로는 중동 문화로 분류되어 오고 있었다.

 

따라서 터키는 문명이 혼재되어 교차하는 이미지로 남아 있지만,

한편으로 현재 21세기에는,

역사적으로 중동으로 구분하려 하면 터키인들은 애써 유럽이 되고 싶어 하고 있다.

 

 

 

지중해와 흑해를 연결하는 보스포로스(Bosphorus) 해협이

이스탄불을 양쪽으로 가르고 있다.

 

편의상 해협의 서편을 유럽 쪽 이스탄불, 동편을 아시아 쪽 이스탄불이라 부르는데

벌써 터키의 역사적 이미지를 잘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이 역사적인 보스포러스 해협을 따라 올라 갔다.

 

트램을 타고 해협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 돌마바흐체 궁전으로 갔다.

투르크 마지막 술탄의 궁이라고 하는데

아쉽게도 오늘은 휴관이다.

 

할 수 없이 겉모습만 둘러보고는

이번엔 버스를 타고 다시 해협을 따라 올라간다.

 

 

 

 

한참을 가서 내린 후,

이번엔 방향을 돌려 이스탄불 시내 방향으로 해협을 따라 내려왔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장구한 역사의 흐름과 더불어

바다이면서 동시에, 두 대륙 틈에서 강과 같이 흐르고 있었다.

 

해협을 가로 질러 두 대륙을 잇는 현대적인 현수교와

오랜 세월 버티고 서 있었을 언덕위의 성벽들

그리고 역시나, 한적하게 물고기를 잡는 낚시꾼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현재의 이스탄불의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다시 시내로 돌아와

이번엔 그랜드 바자르 라고 하는 시장으로 갔다.

 

다양한 골동품과 앤틱한 기념품들이, 즐비하게 늘어 선 상점마다 걸려 있는데

이름 그대로 정말로 거대한 시장이다.

 

유럽을 여행 하고 온 이들에게는

저렴한 쇼핑을 할 수 있는 곳일지 모르겠지만

중동에서 온 이들에게는

턱없이 비싸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역시나 아내도 만지작 만지작 거릴 뿐

충동을 자제하고 욕심을 아끼는 것 같다.

 

 

 

 

 

시간이 되어 숙소로 돌아 왔다.

맡긴 짐을 찾아 들고는 버스터미널로 가는 트램을 타기 위해 술탄아흐멧 광장으로 나왔다.

 

조금 있으면 어두워질 늦은 오후,

우리가 처음 도착한 3일 전과 똑같은 모습으로,

 

아니 천 년이 넘는 세월을 거쳐...

 

아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가 우뚝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