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아시아

2009_12_21 태국_방콕, 홍콩 : 버리면 가벼운 것을...

에어모세 2010. 5. 7. 16:11

 


정말 편안하게 자~알 지냈다.
안락하고 쾌적한 숙소,
거리마다 맛있는 음식들,
저렴하면서도 시원한 타이 마사지,
흥겨운 분위기로 넘치는 카오산 로드 등등 모두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우리와 비슷한 모습에 순박한 인심을 지닌 태국인들이다.

 

 


아침식사를 하고 돌아와 다시 짐을 꾸린다.
오늘 홍콩으로 떠나게 된다.
이제 집에 갈 날이 정말로 머지 않았으므로
짐을 꾸리며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고 정리를 해 볼 참이다.


옷이 가장 많은 부피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집에 입고 갈 옷만 있으면 된다.
우의처럼 배낭 깊숙히 자리를 항상 차지하고 있었지만 거의 꺼내보지도 않았던 것들이 있는 반면,
수시로 열고 닫고 사용한 카메라 가방은 다 헤어질 정도다.


당시에는 기념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추억의 매개가 되어 줄 거라는 생각으로
모아 놓은 것들이 자질구레 가득하다.

 

 

짐을 정리하며 버리려 했었는데
선뜻 버려지지가 않는다.


우리 여행의 역사가 카메라와 넷북 컴퓨터 속 뿐만 아니라
지금 이렇게 널부러져 있는 갖가지 물건들 속에 스며 있다.


이렇듯 감상적인 생각으로 물건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한편으로,
움켜쥐려고만 하고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게 우리의 습성이라는 생각에 다다른다.

 

뭔가에 집착하며 고민하고 사는 게 우리네 삶인 것을 보면
물질적인 차원을 넘어 정신적인 차원에 이르기까지 그러하다.

 

 

비우면 가볍다는 것이 진리일찐데
우리는 계속 채우고 움켜 쥐려 한다.
그것이 우리의 삶을 안정시킨다고 믿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뭔가 부족하고 불안한 것이 우리의 조급한 현실이다.


우리는 소유에 대한 이기적인 본성을 갖고 있으며, 더불어,
소유를 통해서만 계속 삶을 이어갈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현실을 살고 있다.


비우고 내려 놓으면 훨씬 가볍고 자유한 것이 진리일찐데...

 


한동안 머뭇거림 끝에, 과감히(?) 여러 물건들을 버렸다.


우리의 마음과 우리의 배낭이 조금 가벼워졌을까?


싸다고 이것 저것 사모은 것들과 우리의 욕심이,
마음과 배낭의 빈자리를 다시 채우고 말았다.^^

 

 

 

 

 

너 댓 시간 정도를 날아서
저녁 나절이 되어 홍콩에 도착했다.


셔틀버스를 타고 미리 예약한 숙소로 물어 물어 찾아갔다.
어느새 늦은 밤이 되었고, 숙소에 짐을 풀고서
그 유명한 홍콩의 밤거리를 걸었다.


구룡반도의 끝자락 침사추이 동네를 돌아 다녔다.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 라고?
짝퉁 제품을 팔기 위해 접근하는 삐끼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