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유친-부자유람/영국 (2019.08)

2019_08_23 리버풀

에어모세 2019. 11. 27. 14:48


아침에 하린이 왈,

"내가 살다 살다 리버풀 안필드 구장에 다 와보다니..."


오후에 나 왈,

"내가 살다 살다 캐번클럽에 다 와보다니..."


만 49년의 나의 인생과 만 8년 8개월의 그의 인생에서 정말 최고의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비틀즈의 모든 것이 전시되어 비틀즈 박물관이라고 해도 좋을, '비틀즈 스토리'.

그곳의 마지막 코스인 존 레논의 방에서 Imagine 을 들으며 눈물이 터졌다.

혹시나 들킬세라 주변을 살피니, 옆의 여자분도 눈물을 훔치고 있다.


캐번클럽은 저녁 8시가 되면 미성년자들은 나가야 하기 때문에,

조급한 마음에 오후부터 달리기 시작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내 살다 살다 캐번클럽에 다 와보다니..."

이 말밖에...


이 와중에 중요한 변수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하린이의 컨디션.


이번 여행의 전체 코스는

하린이의 축구장 투어와 나의 비틀즈 투어를 서로 존중해주기로 한 협상의 결과이다.

이 협상의 결과를 다시 설명하며 잘 달래보았으나,

지하 공간의 쾌쾌한 느낌, 고막을 찢는 음악 소리, 낯선 서양인들로 가득찬 완전 생소한 분위기가 하린이에겐 반가울리 만무하다.


결국, 깜짝 이벤트로 준비한 히든카드를 깠다.


"하린아, 오늘 잘 참아주면 일요일에 런던에서 하는 토트넘 대 뉴캐슬 경기 보러 갈게..."

(사실, 한국에서 이미 준비해놓고 당일에 깜짝 이벤트를 할 예정이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

우리 둘 다 이마에 땀방울이 주렁주렁 열렸지만

열광과 흥분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채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저녁으로 먹은 5파운드 짜리 케밥은 또 얼마나 맛있든지...


내일은 또 어떤 일이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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