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세계일주 배낭여행/유럽

2009_08_31 스페인_마드리드 : 나는야 남미 전도사

에어모세 2009. 9. 14. 03:09


2006년도 봄에 한 달간의 유럽 배낭여행을 경험한 적이 있다.
한 달이라지만 유럽 전체를 다 돌 수는 없었고,
중서유럽을 중심으로 바쁘게 다녔던 기억이 난다.


당시 첫 장기여행이 처음인 나로서는, 아름다운 유럽의 모습들에 완전히 반했었다.
언제 다시 한번 유럽을 오리라 마음을 먹었었는데
이번 세계일주에서도 당연히 유럽을 포함시킨 것이다.


하지만 북미를 시작으로 남미를 거쳐 온 나에게
더이상 유럽은 여행의 동경에서 제외되었다.
너무 많이 여행객들이 몰리고 알려지게 되어 그 신선함이 크게 떨어졌고
비싼 물가로 인해 짧은 관광 이외의 장기 여행의 대상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그리고 무엇 보다도
유럽의 낭만과 세련됨은,
남미의 덜 다듬어진 듯 하지만 잠재적인 그 무언가 보다
이제 더 이상 매력이지 못하다.


어쨌든 우린 예정대로 유럽에 도착했다.
당시 거쳤던 중서유럽을 포함해 가보지 못했던 동유럽을 가 볼 예정인데
스페인 또한 가보지 못했기에 스페인을 제일 먼저 구분하여 일정을 잡고
그 다음 핀란드로 이동하여 동유럽으로 방향을 잡았다.

 

 


마드리드는 스페인의 수도로서 대도시이므로
다른 도시는 물가가 좀 나을까 하는 기대와
2주간의 스페인 일정을 다양하게 보내기 위해 오늘 바로 이동하기로 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일찍부터 시끌벅적하다.
아침 식사를 위해 주방에 모인 이들, 체크아웃 체크인으로 오가는 이들로 숙소가 활기차다.
그 가운데 한국인 대학생들 세 명을 만났다.
방학을 맞아 여행 왔다가 서둘러 한국으로 돌아 가는 모양이다.


자연스럽게 대화가 오갔는데
우리의 세계일주가 들통(?) 나자
자신들의 유럽여행에 대한 후회와 우리에 대한 부러움을 토해낸다.
나도 열심히 한국의 젊은이들이 유럽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남미를 경험해 보라고, 남미여행에 도전해 보라고 역설했다.


앞으로 유럽에서 만난 한국 젊은이들에게 계속 남미를 홍보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난 이제 전도사다. 남미 전도사!! ㅋㅋㅋ

 


숙소 발코니에서 바라 본
맑은 하늘과 마드리드의 활기 있는 거리가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체크아웃을 하고 우리 각자의 큰 배낭 두 개를 맡겼다.
작은 배낭 하나씩 매고 슬리퍼만 신고 일주일 간 스페인을 돌아 볼 예정이다.


제일 먼저 버스터미널에 가서 바르셀로나행 야간 버스를 예약하고,
레티로(Retiro) 공원으로 향했다.


지하철 플랫폼의 나이키 광고판의 호나우두가 멋지다.
축구광인 아내가,
승부욕이 전혀 없는, 그래서 프로스포츠에 전혀 관심없는 나에게
얼마전 호나우두가 맨체스터 유나이트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고 귀띔해줬다.

 


마드리드가 너무 덥다.
태양이 너무 강렬하다.
그래서 시내를 걷는 것 보다는 공원을 선택한 것이다.
레티로 공원은 마드리드 시민 뿐 아니라 마드리드 여행객의 쉼터이다.

 

 

 

 

 


날이 저물어 가면서 태양이 기울고
더위가 한풀 꺾이자 우리는
마드리드 시내를 가로 질러, 쉬엄 쉬엄, 둘러 둘러, 터미널로 방향을 잡는다.


멋진 건축물들이 즐비하고
길거리 노천 카페에서는 피아노 연주하는 아저씨가 참 낭만적이다.

 

 

 

 

 

 

우뚝 서 있는 신대륙 발견 기념비가 한창 공사중이다.
신대륙 발견을 오래 오래 기념할 모양이다.


누가 누구를 발견한 건지...
그게 그들에게는 길이 길이 기념해야 하는 일인지...
그 덕에 나 또한 이렇게 세계일주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지...


당시의 침략의 역사를 자부하는 듯한 21세기의 스페인에도 밤이 깃든다.